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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조…삼성, 성공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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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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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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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한미 정상의 공장 시찰 도중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왼쪽에서 세번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한미 정상의 공장 시찰 도중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왼쪽에서 세번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사진기자단
"투자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삼성그룹이 24일 내놓은 '5년 동안 450조원 투자' 계획을 지켜본 재계 한 인사의 촌평이다. 투자의 단위가 올라갈수록 짊어져야 할 부담이 커지는 것은 개인이나 기업이나 매한가지다. 앞으로 매년 100조원 가까운 투자가 이끌어내야 할 결과물에 대한 삼성의 부담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의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5년 동안의 투자액은 지난 5년의 투자를 30% 이상 웃돈다. 산술적으로만 봐도 리스크가 30% 이상 커지는 셈이다. 실상은 더하다. 억 단위 투자와 조 단위 투자가 뜻하는 의미는 숫자 이상의 차이일 수밖에 없다. 삼성이 앞으로 쌓아올려야 할 성공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는 이유다.

여건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삼성 스스로 이날 발표 자료에서 최대 주력 분야랄 수 있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조차 "'세계 최초=삼성'이라는 상식에 균열이 가고 있다"고 밝힐 정도다.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발표된 투자라는 포장지를 걷어내면 "글로벌 경쟁 격화", "앞으로 5년이 발전과 쇠락을 가르는 변곡점" 등 위기감을 드러낸 수식어가 적잖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주의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경쟁사의 비약적인 성장세,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급격한 시장 변화 등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볼 수 없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안주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성과 미흡, 비대해진 조직의 시장 대응 속도 저하 등이 숙제라는 진단도 고개를 든다.

최근 삼성의 행보가 부쩍 공격적으로 바뀐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관리의 삼성'이라고 불리던 때 반듯한 이미지와는 달리 이빨을 드러내고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가 확연하게 늘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실적 설명회에서 반도체 로드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이례적으로 기술력 논란을 반박하고 나선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양산 시점을 올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긴 계획을 발표한 것을 두고도 삼성의 '선전포고'라는 평가가 나왔다.

영국 유력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말 '삼성 최첨단 반도체 패권을 노리다'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삼성이 경험한 적 없는 역사적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의 지적대로 국내 1등 기업이라는 화려함에 가렸을 뿐 삼성은 혹독한 성장통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

한때 글로벌 IT산업을 주름잡았던 일본 소니의 4대 수장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은 "소니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과거의 성공을 잊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며 "삼성이 앞으로 경험할 어려움은 어떻게 반도체, 휴대폰 등 과거의 성공을 잊을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2020년 신년 메시지로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이 성공의 기억을 넘어 새로운 성공의 기록을 써내려갈 수 있을까. 450조원 투자 발표를 두고 수많은 밤을 세웠을 삼성의 고민이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 또 삼성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또다른 성공사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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