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코로나 탈출…외국인 카지노도 "'큰손' 그들이 온다"

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사진=머니투데이DB

코로나19(COVID-19) 사태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카지노 시장에도 생기가 돌고 있다. 일상회복으로 여행심리가 부쩍 오른데다 하늘길도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면서 영업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국내여행을 장려하고, 카지노 '큰 손'인 일본 여행객들도 한국으로 건너올 조짐이 보이자 2년 넘게 적자를 면치 못했던 주요 카지노 업체들도 부진을 털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불 켜진 강원랜드 태백시에 볕든다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 (14,910원 ▼30 -0.20%)가 정상영업 체제에 돌입했다. 불특정다수가 밀집된 공간에 모이는데다 사행산업이란 점에서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인원제한 규제에 묶여 있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통해 지난 16일부터 동시체류인원을 기존 3000명에서 코로나 이전 수준인 6000명으로 늘렸다.

다음달 2일부터 한 달여간 진행되는 '2022 여행가는 달' 캠페인도 호재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국내여행과 소비를 장려하면서 인기 여행지권역인 강원도에 위치한 강원랜드도 수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카지노 부문인 하이원리조트와 호텔, 워터파크 등으로 몰린 방문 수요를 자연스럽게 카지노가 흡수할 수 있단 점에서 시너지가 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안팎에선 강원랜드가 하반기부터 코로나 위기를 완전히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카지노 부문 매출 비중이 88%를 차지했단 점에서 카지노 운영이 정상화될 경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여서다. 실제로 강원랜드는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어난 2269억원의 매출액을 냈고, 영업이익도 105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환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영업시간 정상화로 일 평균 방문객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 대비 60%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됐고, 최근엔 동시체류 인원제한도 해제돼 더욱 가파른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日 '큰손' 모셔라…외인 카지노도 '방끗'

2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이 국제선 여객기 운휴로 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 관광정책의 돈줄인 관광진흥기금을 떠받치는 외국인 카지노업체들의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 자취를 감췄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복귀가 임박해서다. 외국인 카지노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정작 외국인 관광객이 없어 국내 관광업종 중 가장 회복탄력성이 낮은 시장으로 평가됐다. 실제 파라다이스 (14,710원 ▼20 -0.14%)와 롯데관광개발 (9,430원 ▼220 -2.28%), GKL (13,560원 ▼170 -1.24%) 등 주요 업체들 모두 현재까지 중국국적 교포 등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인 영업만 가능해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었다.

가장 반가운 지점은 일본과의 관광교류 정상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1일부터 한국과 일본을 잇는 대표 노선인 김포~하네다 노선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김포~하네다 노선이 열리고, 항공 취항이 증가하면 방한 일본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가 금세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일본은 중국과 함께 국내 외국인 카지노 업체들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 워낙 VIP '큰 손'들이 많은 데다, 단체·개별여행으로 한국을 찾았다가 카지노에 들르는 매스(Mass) 고객들도 많아서다. 특히 초강경 카지노 규제 행보를 보이는 중국시장에 기대를 걸 수 없는 터라 일본시장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파라다이스의 경우 2019년 총 드롭액(이용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 6453억원 중 일본 VIP가 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한 바 있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내부. /사진제공=롯데관광

카지노 업체들은 발 빠르게 일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주요 업체마다 일본 네트워크를 회복하고, 현지에 프로모터 등을 파견해 VIP 모객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하반기 일본시장 회복을 염두하고 관련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롯데관광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가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본다. 6월1일부터 제주도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재개되기 때문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사증 입국 일시정지가 해제되며 제주국제공항을 통한 외국인 수요가 증가해 로컬 수요에만 의존하던 카지노 성장이 예상된다"며 "제주는 나리타, 오사카 등 일본 주요 공항과 여객 교류를 했었던 만큼 회복 기회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