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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바이오, 부활의 답은 '이것'…"해외서 기술력 더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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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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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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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찬밥신세 바이오, 부활의 조건(하)

[편집자주] 자본시장이 바이오를 외면하고 있다. 현장에선 "이 정도로 자본시장에서 바이오가 철저하게 저평가 받은 적은 없었다"는 토로가 나온다. 막대한 연구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바이오는 자본시장과 떨어져 혼자 설 수 없다. 생존을 위해 지속적인 자금 수혈이 필수적이다. 자본시장과 동행하지 못하면 바이오 생태계는 무너진다. 바이오가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이유와 배경, 그로 인한 영향,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짚는다.


바이오 그래도 희망은 있다…"이제 세계서 무시 안 당합니다"


외면받는 바이오, 부활의 답은 '이것'…"해외서 기술력 더 인정"
우리 바이오를 바라보는 시각에 부정적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자본시장 저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전문가가 K바이오의 저력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 바이오 기업 중 조금씩 해외 기업에 기술이전하는 사례도 나오고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회사)와 공동연구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단 의미다. 정부의 강한 바이오 육성 의지도 기대 요인이다.

■글로벌 임상3상 빛볼까…코로나19 팬데믹서 역량 뽐내기도

신약 개발을 위한 국내 바이오의 글로벌 임상 3상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기술이전 성과도 차곡차곡 쌓인다.

유한양행 (55,700원 ▼400 -0.71%)은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단독요법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얀센의 '아미반타맙'과 병용요법 임상 3상도 병행한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 코아스템 (10,500원 0.00%)은 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알'의 한국과 미국 동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메드팩토 (23,100원 ▲250 +1.09%)는 자체 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과 머크(MSD)의 '키트루다'을 병용투여하는 방식으로 대장암 임상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25,050원 ▼900 -3.47%), 레고켐바이오 (38,700원 ▼2,800 -6.75%), 큐라클 (18,800원 ▼450 -2.34%) 등 국내 바이오 벤처의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사례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비상장 기업 중에도 보로노이, 에이프릴바이오 등이 기술이전 성공 경험을 확보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이전은 계약 규모 1조원 이상의 대형 딜(거래)로 주목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신약개발 회사 대표이사는 "일부 바이오 기업의 연구 실패나 도덕적 해이 때문에 K바이오에 대해 전반적으로 의구심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국내엔 그동안 연구개발로 축적한 노하우와 테크닉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선 바이오 기업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을 100% 장담할 수 없더라도 해외에서 기술력을 더 인정하는 국내 바이오도 적지 않다"며 "이제 어느 나라도 한국 기업이 신약을 개발한다고 할 때 비웃지 않을 정도로 위상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많은 국내 바이오 기업이 고생하면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데 자본시장에서 너무 색안경을 끼고 저평가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주요 파이프라인 연구를 지속하고 임상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자본시장에서 저평가가 지속되면 신약 개발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K바이오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역량을 뽐내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801,000원 ▼14,000 -1.72%)는 빠르게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자체 설비로 생산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 (109,000원 ▲1,000 +0.93%)는 생산뿐 아니라 자체 백신 개발도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다. 셀트리온 (176,000원 ▲1,500 +0.86%)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며 국내외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38,350원 ▼1,900 -4.72%), 씨젠 (36,550원 ▼1,450 -3.82%) 등은 발빠른 코로나19 진단 제품 허가와 생산으로 글로벌 팬데믹 대응에 기여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폭발적인 실적 성장이 이뤄졌다. 롯데, GS 등 대기업의 바이오 진출도 산업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호재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이 펀더멘탈(기초체력)을 키웠고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다만 의약품 생산이나 초기 단계 후보물질 기술이전뿐 아니라 직접 세계 시장에서 통할 신약을 만들 필요가 있는데 우리 업계가 그동안 시장에 확실한 신뢰를 보여주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바이오 기업 스스로가 본질적 가치를 담금질하면서 보유 기술에 대해 솔직하게 시장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우리 기업이 혁신 기술을 직접 개발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적 행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대규모 지원 약속…바이오 환골탈태 가능할까

외면받는 바이오, 부활의 답은 '이것'…"해외서 기술력 더 인정"
정부도 바이오를 핵심 미래 먹거리로 꼽고 대규모 지원을 예고했다. 지난 정부 막바지에 발표한 연내 9000억원 규모 투자를 비롯해 새 정부의 대규모 펀드 조성부터 초기 연구개발 전담기구 설립, 인재 양성,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바이오헬스 한류 시대를 열겠단 포부다.

지난 10일 임기를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포함했다. 바이오헬스 분야 수출을 지난해 257억달러(32조1250억원)에서 2030년 600억달러(75조원)로 키우고 일자리는 98만개에서 150만개로 확충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1조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백신과 치료제 등 관련 기술 육성을 위한 한국판 '아르파헬스'(ARPA-H)를 만들기로 했다. 아르파헬스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바이오헬스 전담 연구기관이다. 초기 연구개발에만 약 8조원을 투자하는 등 정부가 바이오 산업 육성을 주도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바이오 육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기대된다. 과학에 기반한 규제 혁신과 디지털헬스케어 혁신생태계 조성, 보건의료 빅데이터 구축을 통한 정밀의료 실현 등 계획이 눈에 띈다. 특히 업계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바이오 육성 컨트롤타워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도 윤석열 정부 주요 공약에 들었다. 업계의 목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란 평가다.

전문가들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바이오 육성 의지와 민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노력이 맞물릴 경우 충분한 시너지를 이끌어낼 것으로 본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올초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이전 사례에서 보듯 많은 글로벌 기업이 한국 바이오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언제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머지 않아 한국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국 바이오 기업의 기술과 개발 능력에 확신이 있다"며 "바이오는 규제 과학인 만큼 정부가 바이오 산업의 성장 동반자가 될 수 있게 여러 제도적 지원과 함께 충분한 심사 전문인력을 확보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바이오 부활하려면"…바이오 투자 대가의 제언




외면받는 바이오, 부활의 답은 '이것'…"해외서 기술력 더 인정"
"국내 바이오도 결국엔 미국시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바이오·헬스케어 부문 대표(사진)는 25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최근 자본시장에서 외면받는 국내 바이오사들이 부활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구 대표는 2011년부터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에서 바이오·헬스케어 부문 투자를 이끌어온 국내 대표 바이오 투자 대가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돼 현재 1조2000억원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국내 대표 벤처캐피탈(VC)이다.

최근 국내 바이오의 IPO(기업공개)는 어느 때보다 어렵다. 구 대표는 "작년 하반기부터 신약개발 회사들의 상장이 어려워졌다"며 "헬릭스미스, 신라젠, 티슈진 등 과거 기업가치가 수조원에 이르렀던 기업들이 연이어 임상에 실패하면서 불신이 누적된 영향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술특례 상장이 도입된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큰 성과를 내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많지 않아 증권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이 계속 상장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나' 고민하는 것 같다"며 "또 기술이전했다가 반환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 많아지면서 '국내 바이오가 성공하겠냐'는 시각이 많아진 것도 엄격한 기준이 제시되는 이유로 본다"고 덧붙였다.

공모시장을 통한 IPO나 주식시장을 통한 증자가 막히면 바이오는 '자금 부족→임상 실패' 악순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구 대표는 "미국 임상은 한국 및 미국 기업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대부분 충분한 실탄을 공급받지 못해 (임상) 실패 확률이 높았다"고 짚었다.

즉 헬릭스미스 등의 임상 진행이 수월하지 않았던 근본 원인은 '부족한 임상 자금'에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수혈하지 못하면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역시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른 대안인 기술이전도 경쟁사 약물 연구 속도 늦추기 등 전략적 의도가 있을 수 있어 "독이 든 성배"일 수 있단 게 구 대표의 생각이다.

구 대표는 특히 국내 자본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바이오 자금 조달 방편으로 IPO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다. 그래서 IPO가 막히면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로 전락할 수 있다. 그는 "한국은 M&A(인수합병)보다 IPO를 통해 자금회수가 이뤄진다"며 "최근 신규 투자유치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마다 생존을 위해 '파이프라인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한 모기업의 경우 '기술성평가에서도 탈락했는데 상장이 되겠냐'는 불신이 퍼지면서 직전 기업가치의 약 3분의1 가격으로 겨우겨우 증자를 했다"며 "회사 문을 닫을 순 없어 생존자금만 일단 확보한 건데 장기적으론 회사에 매우 좋지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바이오가 공모시장과 주식시장에서 잘 나가던 때가 비정상적 과열 상태였던 건 아닐까. 구 대표는 "일부분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연간 500~600개 정도 기업이 창업을 하는데 이중 상장하는 곳은 30여곳 정도"라며 "기술성평가, 거래소 심사 등 과정에서 기업들이 충분히 걸러진다"고 말했다.

이어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씨젠 등도 이익이 나지 않을때 기술성평가를 받아 상장했고 현재 큰 성과를 냈다"며 ""넉넉한 자금이 계속 투하되다 보면 시장에서 임상이 잘 진행되지 않아 실패하는 기업은 자연스레 퇴출될 것이고, 투자자들이 스스로 충분히 판단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는 바이오 스스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근 공모시장 위축은 바이오섹터만 적용되는 문제가 아니다. 구 대표는 "사모시장에서 자금 조달은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목표보다 기업가치를 크게 인정받지 못해도 공모하는 게 좋다"며 "공모시장에 들어가면 자금 유입이 보다 쉬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보유 파이프라인이 성장 가능성 있다, 이를 통해 더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다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에 나서야 한다" 고 덧붙였다.

바이오가 자본시장에서 부활하려면 산업 자체가 살아나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인정받는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 특히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글로벌 제약·바이오와 협업을 강화해 기반을 다지는 게 좋다.

구 대표는 "미국에서 얼마나 좋은 임상 성과를 내느냐가 바이오 벤처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단초"라며 "성장 과정에서 미국의 좋은 인력들을 초기부터 확보해 신뢰를 쌓거나 현지 의료진, 오피니언 리더 등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도 약의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현재 국내 바이오의 역량이 미국 시장에서 어깨를 견줄만큼 뛰어나다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국내 바이오가 많아졌다"며 "쉽지 않겠지만 미국 제약사나 바이오텍들과 협력하고 미국 현지에서 자금 수혈이나 지분 공유를 추진하는 등 활동을 전개해 미국에서 승부를 봐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디앤디파마텍, 오름테라퓨틱스, 지피씨알 등이 미국 의대 교수들과 협업하거나 현지 법인을 세우고 글로벌 제약사 출신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며 이 같은 접근을 시도한 기업이라 설명했다.

미국 진출은 국내 바이오 산업에 장기적 이득이 크다. 구 대표는 "바이오 산업은 크게 연구와 개발로 나뉜다"며 "국내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은 최고지만 임상을 다인종 대상으로 진행하는 게 낫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험 역량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국내 바이오 산업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건 아니다"라며 "디앤디파마텍, 오름테라퓨틱스, 지피씨알처럼 이점이 있는 시장에서 사업화해 회사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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