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지지한 후보들 패배…중간선거 앞두고 위상 '흔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 (현지시간) 미시간주 뭐싱턴에서 열린 집회서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11월 중간선거에 나갈 후보를 결정하는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는 후보들이 줄줄이 패배했다. 2024년 대선 재선 도전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입지가 흔들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공화당 조지아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힌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이 현직인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에게 패배했다.

켐프 주지사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다. 이번 조지아 주지사 경선은 트럼프와 펜스의 대리전으로까지 불리기도 했다.

또 조지아주 선거업무를 총괄하는 주 국무장관 후보 경선에서도 현직인 브래드 래펜스퍼거 국무장관이 조디 하이스 연방 하원의원의 도전을 큰 표 차이로 제치며 공화당 후보로 재선에 나서게 됐다.

켐프 주지사와 래펜스퍼거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인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하자 이들에게 선거 결과를 뒤집으라고 압박했다. 이에 켐프 주지사와 래펜스퍼거 국무장관은 이를 거부하고 바이든의 승리를 확정해 트럼프 눈 밖에 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을 밀어내기 위해 퍼듀 전 의원과 하이스 의원의 승리를 지원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WP는 "이번 결과로 트럼프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 카 조지아주 법무장관도 트럼프가 지지를 선언한 존 고든 후보를 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조지아주 경선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고 했으나 오히려 그 반대가 됐다. 정치매체 더힐은 "조지아주 경선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브랜드가 시험대에 오른 날"이라면서 "조지아에서 트럼프의 연속적인 패배는 공화당 킹 메이커로서의 그의 지위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지지한 후보가 승리한 경우도 있다. 트럼프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세라 허커비 샌더스는 아칸소 주지사 경선에서 이겼다. 공화당의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나선 전 미식축구 스타 허셜 워커는 예비선거에서 승리했다. 사기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도 승리했다. 지난 대선을 사기라고 앞장서 주장하며 논란을 낳았던 마조리 테일러 연방 하원의원도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