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2989원?"...휘발유·경유, 사상 첫 동시 2000원 돌파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된 27일 서울의 한 주유소 유가정보판에 휘발유가 2399원, 경유가 2398원을 나타내고 있다. 주유소에는 한동안 손님이 없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001.9원으로 지난주보다 7.5원 뛰었다. 국내 전국 주간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선 것이다.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5.6원 오른 리터당 1918.1원으로 2008년 7월 넷째 주(1932원)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다. 2022.3.27/뉴스1

전국 평균 휘발유·경유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리터(ℓ)당 2000원 대를 넘어섰다. 휘발유의 ℓ당 전국 최고가는 2989원으로 3000원 선에 육박했다.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문제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26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1998.59)보다 2.94원 오른 ℓ당 2001.53원이다. 휘발유 가격이 2000원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3월 30일(1999.44원)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날 휘발유 최고가는 ℓ당 2989원으로 3000원 선에 근접했다.

올해 휘발유 가격 추이를 보면 연중 최저점인 1월 7일 1620.98원에서 3월 15일 2000.95원까지 올라 2000원 선을 돌파했다. 이후 5월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20%에서 30%로 확대됨에 따라 5월 6일 1931.69원까지 내렸다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로써 휘발유와 경유의 전국 평균 ℓ당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2000원 대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2003.85원이다. 경유 가격은 이달 24일 처음 2000원 선을 넘어선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경유 가격은 이달 11일(경유 가격 1947.59원·휘발유 가격 1946.11원)부터 휘발유 가격을 웃돌고 있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이처럼 가파르게 오른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산 석유에 대해 서방이 수입금지 제재에 나서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부족해진 영향이다.


한편 정부는 내달부터 경유차 운송사업자 보조금을 ℓ당 105원으로 종전보다 55원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업용이 아닌 자가용으로 경유차를 이용하는 서민들의 기름값 부담에 대해선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따른다.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민생안정 대책'에 기름값 안정 방안이 포함될 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방 차관은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국민들께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외식 등 생활 물가 안정과 주거·교육비 등 생계비 경감 노력이 시급하다"며 "다음 주에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