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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하려해도 규제에 발목…'보류 상태' 빠지는 사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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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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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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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사는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하는 탄소포집·활용기술을 개발했지만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상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폐기물로 분류돼 폐기물 관련 인·허가 취득이 필요해서다. 재활용 용도도 일부 화학제품으로 제한돼 건설소재로 재활용할 수 없다. 결국 A사의 해당 사업은 보류 상태다.

#2. B사는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지만 선뜻 나서기 어렵다. 사용 후 배터리는 순환자원이 아닌 폐기물로 분류돼 폐기물처리업 인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처리 단계별로 적용되는 법규도 복잡하다.

#3. 전기를 직접 생산·공급하는 에너지슈퍼스테이션 사업을 추진 중인 C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행법상 주유소와 LPG충전소에 설치 가능한 시설 목록에 에너지슈퍼스테이션에 필수적인 연료전지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이산화탄소의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 추진과정에서 규제에 발목이 잡혀 사업추진에 차질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9곳이 탄소중립 활동 추진과정에서 규제애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29일 국내 제조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산업계 탄소중립 관련 규제 실태와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기업 92.6%가 탄소중립 기업활동 추진과정에서 규제애로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들 기업 중 65.9%는 규제 때문에 '시설투자에 차질'을 겪었다고 답했다. 규제로 인한 다른 애로로는 온실가스 감축계획 보류(18.7%), 신사업 차질(8.5%), R&D(연구개발) 지연(6.9%) 등이 꼽혔다.

탄소중립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제도 및 규제로는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42.1%)를 지목한 기업이 가장 많았고, 대기총량규제(24.7%), 시설 인허가 규제(19.2%), 재활용규제(14%) 순으로 조사됐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기업들은 다양한 온실가스감축활동에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상쇄배출권 활용 한도를 확대하고 해외온실가스배출권의 국내 전환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상쇄배출권은 배출권거래제 대상기업이 사업장 외부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한 경우 이에 대한 실적을 인증받아 배출권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해외 감축사업을 추진 중인 D사는 "해외사업을 통해 얻은 배출권을 국내 상쇄배출권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 CDM집행위원회'의 공식 승인을 받은 해외감축사업에 대해 정부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한다"면서 "이때 온실가스 감축량의 일부만 인증 받는 경우도 많아 해외 사업의 배출권 수익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국내 상당수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 도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새 정부가 과감하게 규제를 개선하고 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마련해 우리 기업이 마음껏 탄소중립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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