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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선거의 90만 무효표는 유권자의 의지다[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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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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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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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확실해진 게 있다. 현행 교육감 선거 제도는 방치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국민들은 교육감 선거에 무관심했다. 민주시민의 자질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제도가 무관심을 이끌었다. '깜깜이'는 교육감 선거를 치를 때마다 붙는 수식어가 됐다. 깜깜이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당혹감은 숫자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교육감 선거의 선거인수는 4430만3429명. 이 중 2256만1499명(50.9%)만 투표장으로 갔다. 국민들의 절반은 투표를 포기했다. 시도지사, 시장을 같이 뽑는 선거였기에 그나마 절반을 채웠다. 교육감만 따로 뽑는 선거가 있었다면 어느 정도의 투표율을 보였을까. 아마 교육감 선거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게 교육감 선거의 현주소다.

세부적인 수치는 더 참담하다. 교육감 선거 투표자 중 90만3429명(4.0%)의 투표는 무효표가 됐다. 무효표는 여러 명에게 투표한 경우, 기표를 잘못한 경우, 공란으로 남겨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유독 교육감 선거에서만 무효표가 쏟아졌다. 같은 날 같은 공간에서 열린 전국 시도시자 선거의 무효표는 35만928표(1.6%)다.

교육감 선거 투표지를 받아봤던 유권자라면 교육감 선거에서 발생한 '기현상'의 이유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현행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후보들의 정당 가입을 불허한다. 투표용지에 정당명과 기호도 없다. 오직 후보들의 이름만 적혀 있을 뿐이다. 사전 정보 없이 투표장으로 향한 유권자들의 당혹감은 무효표의 양산으로 이어졌다.

가령 강원 교육감 선거에서는 투표수 77만2388표 중 무효표만 5만9055표(7.6%)였다. 강원에선 현행 교육감의 '3선 제한'으로 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투표 결과 신경호 당선인과 2위 강삼영 후보의 표 차이가 4만6707표였다. 무효표보다 훨씬 적은 표 차이로 당선인이 결정됐다. 현직 교육감도 출마하지 않았고, 후보가 대거 출마하자 전형적인 '깜깜이 선거'가 됐다.

실제로 무효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북(5.5%), 전남(5.4%), 충남(5.2%), 서울(4.8%)의 공통점은 후보가 3명 이상 출마했다는 점이다. 정당 표기도 없이 여러 명이 출마한데다 누군가는 '진보', 또 누군가는 '보수', 또 다른 누군가는 '중도'라고 이야기하니 유권자들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반면 양자대결로 치러진 울산(1.5%), 대구(2.6%), 제주(2.6%), 부산(3.0%), 충북(3.1%), 경남(3.2%), 경기(3.4%)의 무효표 비율은 평균보다 낮았다. 대부분 보수 후보 1명, 진보 후보 1명 등 진영별로 단일화가 이뤄진 곳이다. 전국적으로 발생한 무효표가 단순 실수가 아닌, 유권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유다.

교육감을 직선제로 뽑은 건 2007년부터다. 그동안 임명제, 간선제 등 많은 시도가 있었다. 직선제 역시 과거 실패한 방식의 전철을 밟는게 아닌가 싶다. 지방자치단체장과 '러닝 메이트'로 선출하는 방식 등 대안도 거론된다. 유권자들이 던진 90만개의 무효표, 그 따끔한 메시지만 기억하자.
교육감선거의 90만 무효표는 유권자의 의지다[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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