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안되면 LCC 말라죽는다...고용부 결정에 촉각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이강준 기자

(인천공항=뉴스1) 임세영 기자 = 17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여객기 모습이 보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가 고용유지지원금의 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하늘길을 확장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제한도 많이 줄였지만 원상회복까지는 갈길이 멀어 지원이 유지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어서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에 빠진 고용주가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하면 정부가 휴업수당을 지원하는 제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자 항공업은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분류돼 고용유지지원금이 지급됐다. 지원금 지급 기간은 오는 7월 만료되는데, 고용부는 오는 22일 고용정책심의회를 열어 지원기간 연장 여부를 심의한다.

항공업계 좋아지고 있다지만...코로나 이전 회복 올해는 불가능

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은 최근들어 점차 열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국제선을 조기 정상화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간당 항공기 도착편 수는 20대로 축소됐지만, 8일부터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0대로 늘어난다.

인천공항은 24시간 운영되고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가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했을 때 이행해야 했던 7일간 격리 의무도 해제한다. 국제선 증편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키웠다. 국토부는 국제선 운항 규모를 매월 주당 100~300회씩 단계적으로 증편해 연내 국제선 운항을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까지 회복시킬 계획이었는데, 항공 수요를 고려해 운항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LCC가 과거의 모습을 찾는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해외여행 수요는 전달 대비 50% 이상 늘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0분의1 수준이다. 항공업계는 올해 말에도 국제선 노선이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비 5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

여기에 여전히 정부가 1달 단위로 노선을 허가해주고 있고, LCC 항공사들의 가장 중요한 노선인 일본이 아직까지 각종 제약을 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이 허용됐다고 하더라도 단체관광만 가능하고, 비자를 받아야 여행이 가능한 국가가 됐기 때문에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는데까지는 얼마가 걸릴지 알수 없다"고 말했다.

LCC 적자 지속..."고용유지지원금 신속히 연장해야"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789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영업손실 464억원, 에어부산 362억, 티웨이항공 390억원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면 사실상 회사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LCC들 입장이다.

이날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은 "LCC들은 전부 아직은 코로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떄문에 지원이 필요하다"며 "업황이 회복되면 휴직자가 줄거고 정부 부담도 더 줄어들기 때문에 연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전국항공산업노동조합연맹(위원장 최대영)도 최근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항공노련은 "지정학적 특성상 여객 97%가 항공을 통해 입국하는 우리나라는 최근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관광객 및 항공여객 수요가 다소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한 LCC 등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고용유지지원금마저 지원이 종료된다면 노동자들은 생계 유지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깊은 수렁에 빠진 관광 및 항공산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의 신속한 연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