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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뭉술한 중대재해법, 시행령만 바꾸는 정도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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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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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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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 1동이 무너져 도로를 달리던 시내버스와 승용차 2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처참하게 찌그러진 시내버스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뉴스1
2021년 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 1동이 무너져 도로를 달리던 시내버스와 승용차 2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처참하게 찌그러진 시내버스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뉴스1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의 당위성에 힘을 실었던 '광주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6월9일 사고 당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중대재해법 시행 이전이라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영책임자는 처벌을 피했다.

문제는 지난 1월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애매모호한 법조항 때문에 이런 사건에서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중대재해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9일 윤석열정부 국정과제 이행계획서 등에 따르면 정부는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정비하는 내용으로 중대재해법 시행령을 올해 하반기 개정할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 중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또 정부는 내년 하반기 위반행위별로 합리적 수준의 과태료 부과기준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도 개정할 계획이다. 이후 2024년 상반기에는 안전보건 관계법령을 정비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두루뭉술한 중대재해법, 시행령만 바꾸는 정도론 안 돼"

현재 시행 중인 중대재해법의 경우 두루뭉술한 의무주체 규정 때문에 현장의 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영책임자가 지켜야 하는 안전보건의무 지침이 구체적이지 않고, CSO(최고전략책임자)가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는지 등 의무주체가 불명확하다는 평가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법의 기본요건에 해당하는 의무주체자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시행령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많을 것"이라며 "2024년 법개정 이전에 시행령 개정과 고용부가 발표하는 해설서부터라도 전면적으로 수정해 의무주체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CEO만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는지 CSO가 있다면 경영책임자가 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고 자의적인 해설로 현장 혼란이 가중됐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지배운영을 하는 경영책임자의 개념 등의 경우 국회의 법률 개정이 필요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 시행령 개정으로 도급관계나 산업·업종별 의무내용을 더 구체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김영규 변호사(중대재해처벌법TF팀장)는 "먼저 개정되는 시행령에서는 산업별, 업종별, 규모별 의무내용과 도급관계 시 도급인과 수급인의 의무 내용과 범위를 구체화하는 방안이 추가될 필요가 있다"며 "매뉴얼에는 일부 내용이 설명돼 있지만 법이나 시행령 자체로는 구분이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 자체가 워낙 포괄적이고 애매모호하다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우선 시행령 개정으로라도 실현가능한 내용이 구체화되는 것이 좋다"며 "이후 법 개정을 통해 CEO와 CSO 등 경영책임자의 개념과 실질적인 지배운영자의 책임 부분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난 1월27일부터 5월3일까지 중대산업재해는 사망사고 57건(65명), 질병사고 2건(29명) 등 총 59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43건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입건됐고, 27건은 중대재해처벌법 혐의로도 경영책임자 등이 입건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서 사망사고 25건, 질병사고 2건 등 총 28건으로 전체 중대재해의 45.8%를 차지했다. 이어 건설업 22건(37.3%), 기타업종 10건(16.9%)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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