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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빙하기' 노량진 공시촌…체력학원 텅텅·식당손님 반에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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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진 기자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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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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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식어버린 공시열풍①텅빈 노량진 공무원 체력학원…학원 수험서도 '사기업 인적성' 문제집이 더 팔려

[편집자주] 공무원시험 경쟁률이 추락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안정성, 공무원연금의 혜택 등 '공시족'을 양산했던 매력이 더 이상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공시족들이 몰렸던 노량진 학원가 등의 분위기를 중심으로 공무원시험 경쟁률 하락 요인을 살펴본다.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공무원 체육학원이 텅 비어 있다. /사진= 정세진 기자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공무원 체육학원이 텅 비어 있다. /사진= 정세진 기자
# 지난 10일 오후 5시. 서울 노량진동에 있던 ㄱ공무원 체력학원이 텅 비어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험가에 위치한 이 학원은 지난 2년간 6월에 130여명의 수험생이 소방과 경찰 공무원을 목표로 땀흘리며 운동하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 달 이 학원에 등록한 수험생은 80여명 수준에 머물렀다.

노량진 학원가는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메카'로 통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19(COVID-19) 유행으로 현장강의 대신 온라인강의가 활성화한 것도 있지만 수험생 자체가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지하철 노량진역 부근에 위치한 ㄴ 학원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 유명강사가 문제 풀이 특강을 할 땐 2300~2400여명이 모였다"며 "최근에는 300~400명이 모이면 성공"이라고 했다.

새벽부터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강의실 앞에 긴 줄을 서던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인근 공무원 학원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ㄷ학원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변 건물을 임대해 한때 13관까지 운영했다. 현재는 10관으로 줄었다. ㄷ 학원 관계자는 "과거보다 공무원 수강생이 줄어들면서 임대했던 건물도 줄였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ㄷ학원에서 '1타 강사(업계 최고 인기 강사)'가 하는 9급 행정직 종합반 강의에는 수험생 5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현재 수강생은 200여명 수준으로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지방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을 하루 앞둔 6월 4일 오후 서울 노량진에서 취업준비생이 학원 계단을 오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음. /뉴스1
지난해 지방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을 하루 앞둔 6월 4일 오후 서울 노량진에서 취업준비생이 학원 계단을 오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음. /뉴스1
코로나 전에는 식당 밖으로 30여미터 이상 줄을 서던 'ㄹ고시식당'의 매출도 예전 같지 않다. 4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 식수인원이 1200명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300~400명 수준으로 줄었다. 1, 2층에 300여석 규모를 갖췄지만 이날 점심 때는 빈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ㄹ고시식당을 운영하는 강모씨는 "과거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인 점심시간에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12명이었던 직원은 7명으로, 10명이던 아르바이트생은 6명으로 줄었다"고 했다. 이어 "아르바이트 6명도 내년까지만 시험을 준비하고 그만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강씨는 "주변 고시식당들의 상황도 비슷하다"며 "고시식당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음식을 만들어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식자재값도 오르고 공시생도 줄어 계속 적자다"라고 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한 수험생들이 머무는 고시원에도 공실이 늘고 있다. ㅁ고시원 총무 김모씨(28)는 "만실이 30실인데 공실이 7~8실로 늘었다"며 "지난해에 근무하던 총무한테 듣기로 당시에 공실은 1~2실에 불과했다"고 했다.

김씨는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며 아르바이트 삼아 고시원 총무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2년 전에 경찰공무원 체육학원에 가면 한 수업에 10여명 이상이 들었는데 최근에는 5~6명 수준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했다. 김씨는 그간 경찰공무원 필기시험 과목이었던 영어와 한국사가 관련 자격시험으로 대체되는 검정제로 바뀐 뒤 신규 유입되는 수험생이 크게 줄었다고 말한다. 기존 경찰 공시생들도 올해를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준비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 21일 오후 서울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에서 공시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음./사진=뉴스1
지난해 7월 21일 오후 서울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에서 공시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음./사진=뉴스1
노량진 서점가에서는 몇 년 전부터 공무원 수험서 매출은 줄어드는 대신 사기업 인적성 서적 등의 매출이 늘고 있는 것도 공무원 시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음을 드러낸다.

19년째 노량진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권모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수험서적이 매출의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며 "최근에는 공무원 수험서의 매출 비중은 60% 수준으로 줄고 대기업 인적성 시험, CPA(공인회계사), 세무사 준비 서적이 많이 팔린다"고 했다. 권씨는 "노량진에 거주하며 공무원을 준비하던 수험생 들이 회계사나 일반 대기업, 공공기관이나 공인회계사 등으로 진로를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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