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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대기업만의 전유물? 더 이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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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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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3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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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4일 '국내 산업 생태계 지속가능 경영역량 제고를 위한 ESG 쇼케이스' 개최

(글래스고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10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서 시위대가 '1.5도'라고 쓴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기후 위기 대응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글래스고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10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서 시위대가 '1.5도'라고 쓴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기후 위기 대응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이슈는 생명처럼 진화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도 마찬가지다. 불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ESG는 산업계 주요 섹터를 선도하는 일부 대기업들의 이슈로 여겨졌지만 작년에는 '기후' '탄소'를 중심으로 이슈가 널리 확산돼 왔다.

그럼에도 한동안 ESG는 대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대기업 정도의 규모는 돼야 ESG 리스크를 점검·관리하고 관련한 사업 기회요인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이었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어느 정도 업력·규모를 자랑하는 중견기업들에게서 "우리는 아직 ESG를 한다고 말할 정도의 회사가 아니다"는 얘기를 자주 듣기도 했다.




◇중소기업들 "ESG 미흡시 거래 불이익 있다"


그러나 ESG를 둘러싼 변화의 움직임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ESG 경영이 더 이상 대기업들이나 신경쓰면 될 이슈가 아니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올 3월 하순부터 한 달간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2년간 대기업과 거래하거나 수출 실적이 있었던 중소기업 621개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ESG 대응현황' 조사를 진행했다.

아직 대기업 등 고객사로부터 국내외 관련 인증을 제출하라거나 평가기관 평가결과를 내라는 등 ESG 관련 정보의 제출을 요구받은 곳은 조사대상 기업의 20% 정도인 124개사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답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 124개사의 대부분인 100개사가 제조업종에 속해 있고 연매출이 200억원 이상인 기업은 57개사, 50억~200억원 미만인 기업은 41개사였고 50억원 미만인 곳도 26개사에 달했다.

고객사로부터 ESG 정보요구를 받은 124개사 중 절반 이상이 ESG 관련 요구 정보량이나 평가기준 등 요구수준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고객사의 ESG 요구수준에 못 미친다고 평가될 경우 △컨설팅 및 교육 등을 통한 개선 기회를 부여받았다는 곳이 20.2%였지만 △미개선시 거래정지 또는 거래량 감소(18.5%) △거래량 감소(6.5%) △거래불가(8.1%) 등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한 곳도 33.1%에 달했다. 자사의 ESG 경영 수준을 얼마나 양호하게 유지하고 있는지가 중소기업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이었다.




◇"선택지 다양한 고객사들, 변화 예의주시해야"


대기업과의 거래비중이 크거나 미국·EU(유럽연합) 등 해외시장과의 거래 경험이 많은 곳일수록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삼일회계법인 PwC코리아 ESG플랫폼 소속이기도 한 윤영창 PwC컨설팅 ESG 총괄파트너는 "중견·중소기업들은 대기업 등 고객사들이 ESG와 관련해 무엇을 중시하고 요구하는지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윤 파트너는 "1년 전만 하더라도 중견·중소기업들은 'ESG가 뭐냐, 꼭 해야 하는 거냐'는 질문이 다수였지만 이제는 질문이 매우 구체적으로 나온다"며 "'우리 비즈니스를 고려했을 때 고객사가 우리에게 뭘 요구할지 알려달라'거나 '그들이 중시하는 KPI(핵심평가지표)가 뭣이냐'는 등 질문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들, 자동차나 전기전자·석유화학 등 업종에서 중간재를 다루는 기업들에 대한 질문도 '탄소측정 잘 하고 있느냐'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있느냐'에서 이제는 '2030년에 탄소중립을 할 수 있냐'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글로벌 고객사들은 선택지가 다양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이같은 질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과의 거래비중을 줄인다. 고객 측 움직임에 많이 예의주시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만큼 생각보다 심오한 차원에서 변화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SG는 대기업만의 전유물? 더 이상은 아니다"


◇주요 교역국에서도 변화 움직임


ESG를 화두로 한 변화의 물결이 대기업을 넘어 중견·중소기업에까지 여파를 미치는 것은 시장 여건 자체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 2월 EU가 기업 공급망 내 인권·환경보호 강화를 명목으로 발표한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Directive on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은 규제 적용대상 기업이 자사 뿐 아니라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공급망 전체에 걸쳐 인권과 환경 관련 실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2024년부터 공급망에 대한 인권·환경 실사를 진행하고 실질적이고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을 파악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EU 관내 9400여 대기업들과 EU 이외 지역에 소재한 2600여 기업들이 새로운 규제를 적용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에서도 올 3월 기후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기후정보공개 규칙' 초안을 내놨다. 기후변화 관련 정보만 공시대상으로 지목했다는 점에서 EU의 공급망 실사지침과 차이가 있지만 SEC 역시 공급망 관련 기후정보까지 공개하도록 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적용 대상이 당장 대기업에 국한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대기업도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해, 정부도 대응 착수


대기업들이라고 해서 공급망 압박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촘촘한 글로벌 교역망에서 각 대기업들도 다른 대기업에 대해서는 공급망을 구성하는 협력사 생태계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IT 기업 애플이 100%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후 협력사들에도 이같은 행동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포스코,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을 비롯한 국내 13개사가 이미 RE100에 동참했거나 지난해 새로 동참하기로 한 바 있다.

정부도 민관 합동으로 ESG로 인한 변화가 대기업을 넘어 공급망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에까지 미치는 점을 감안, 대응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한국생산성본부, 무역협회, 무역보험공사, 코트라, 대한상공회의소, 산업단지공단, 김앤장 법률사무소 ESG 경영연구소 등이 참석한 '수출 중견·중소기업 ESG 지원 시범사업'이 대표적이다. 생산성본부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사와 반도체, 제약·바이오, 화장품 산업 등이 우선적으로 주요국 공급망 실사지침의 영향권에 있다고 평가됐다. 무역보험공사는 EU 공급망 실사지침의 고위험 섹터에 해당하는 수출기업이 110여개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순차적으로 ESG 압박이 대기업 고객사를 거쳐 국내 산업 생태계 하단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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