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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달 탐사하는데…" 과학자들 "한국판 NASA·우주청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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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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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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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누리호가 남긴 유산과 숙제 (下)

[편집자주] 누리호(KSLV-II)가 오는 15일 우주로 다시 날아오른다. 누리호는 국내 연구진과 300여개 기업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우주 기술독립을 일궈내겠다는 집념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누리호 개발에는 12년간 1조9572억원이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됐다. 그간 누리호가 남긴 현장의 유산과 그 이면에 보이지 않았던 한국의 우주 분야 숙제를 짚어본다.


누리호 기술자립해도…우주개발 승부는 결국 '소재·부품 자급력'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최근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공위성과 우주 발사체(로켓) 기술을 확보하더라도 '소재·부품 자급력'이 우주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최근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공위성과 우주 발사체(로켓) 기술을 확보하더라도 '소재·부품 자급력'이 우주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은 1992년 우리나라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제작했고, 30년 만에 누리호 자력 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해외로부터 인공위성·로켓 기술을 배워온 한국은 여전히 우주 분야 소재·부품 대외 의존도가 높다. 한 국가의 우주분야 기술자립 척도는 인공위성과 이를 실어 나를 발사체(로켓) 기술이다. 이 때문에 인공위성과 로켓에 들어가는 소재·부품 자급력을 확보해 진정한 '우주 기술자립'을 일궈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누리호 다음 숙제'로 "위성과 로켓에 들어가는 소재와 부품을 국내에서 자유롭게 만들고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우주 산업화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원장에 따르면, 한국은 30년간 위성과 로켓을 설계하고 조립하는 분야에선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으나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일례로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의 국산화율은 60% 수준이다. 로켓·위성에 따라 소재·부품 해외 의존도는 90%가 넘는 경우도 있다.


◇"소재·부품 분야 경쟁력 있는 기업, 우주 분야로 오도록"

이 원장은 "우리나라는 우주 분야가 아니더라도 소재와 부품 분야에서 강점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민간 기업들이 우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내 우주개발은 소수의 연구기관과 기업 위주로 돌아갔다"며 "우주를 안 하던 기업들이 본연의 사업을 유지하면서도 우주라는 부가가치 높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일반 기업체에 국내 우주개발 참여 장벽은 높았다. 우리나라가 정부 주도 거대 공공예산을 투입해 검증된 해외 소재와 부품을 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간의 우주개발 패러다임은 실패가 용인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내외 도전적인 기술 활용이 어려웠다.

이 원장은 "정부 주도 우주개발 시대는 검증된 부품 외에 잘 안 썼다면, 민간 기업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는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진다"며 "일반 기업체를 더 끌어들이고 또 시행착오를 일부 용인하면서 산업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해외에 소재·부품을 의존하고 있어 누리호 로켓 기술을 확보하더라도 2031년 국산 로켓에 달 착륙선을 실어 발사할 수 없다. 미국이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을 통해 미사일로 전환할 수 있는 로켓과 인공위성에 미국산 전략 부품의 반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주 탐사를 위해선 ITAR를 풀거나 우주 분야 소재·부품 자급력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은 달 탐사하는데…" 과학자들 "한국판 NASA·우주청 절실"

◇"위성·로켓 다음은 우주 탐사, 민간기업과 힘 모아야"

이 원장은 "인공위성과 발사체 다음 화두는 단연 우주 탐사"라면서 "기술을 자립했다면 결국 우주로 영역을 확장하고 그 과정을 거쳐 기술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기업 참여가 관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우주 탐사에 나설 때 지금처럼 정부 주도로 모든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면 시간과 예산 모두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어 "우주에 참여하는 기업이 나오면 항우연을 비롯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기술 자립을 돕고, 그 과정에서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대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며 "이전에 없던 도전적인 기술 개발 과정에선 분명 실패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 길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전적이고 실패 확률이 높은 프로젝트는 연구기관이나 기업에 권한과 책임을 주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물론 과거처럼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도 필요하겠지만, 민간 주도의 빠른 경쟁력 확보 차원에선 실패를 용인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무원이 이래라 저래라"…과학자들 절규, 우주청 어떻게?




한국의 우주 관련 부처 및 기관. 우주 역량이 부처별로 산재해 있다. /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한국의 우주 관련 부처 및 기관. 우주 역량이 부처별로 산재해 있다. /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전세계가 우주개발에 열을 올리지만 한국은 우주개발을 위한 응집력 면에서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적으로 50~60년전 부터 우주개발에 나선 미국과 러시아, 유럽에 비해 열세지만 우주강국들과 국제협력은 물론 연구역량 제고에서도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가령 국내 우주개발 전담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지만, 부처마다 제각각 연구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우주 의학연구는 보건복지부, 우주 산업 진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관장한다. 누리호 이후 우주 탐사를 위해 미국의 국제무기거래규정에 따라 전략부품 반출 규정을 풀어야하는데 외교부와 국방부가 나서야 한다. 우주 컨트롤타워가 없는 한국의 '우주 시대' 풍경은 부처별 각자도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우주 컨트롤타워 부재, 기술 열세 메울 국제협력도 '낙제점'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연구자(파란색 유니폼)들과 만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정상회담에선 우주 관련 언급은 없었다. / 사진=백악관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연구자(파란색 유니폼)들과 만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정상회담에선 우주 관련 언급은 없었다. / 사진=백악관
우주 컨트롤타워 부재는 최근 미국과 정상회담을 가진 한일 양국의 성과물에서도 차이를 나타냈다. 한국은 미국과 '우주 탐사 공동연구' 협력만을 공식화했지만, 일본은 달 탐사와 달 착륙, 달 궤도 유인 우주정거장(게이트웨이) 협력, 소행성 표본 분석 등 구체적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은 총리가 우주개발을 지휘하고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11월 우주개발 컨트롤타워격인 '국가우주위원회'를 국무총리급으로 격상시켰다. 그러나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회의체가 아닐뿐더러 비상설 위원회다. 위원회 격상 이후 7개월여간 회의도 단 한 차례만 열렸다.

한 KAIST 우주분야 교수는 "현재 우주 컨트롤타워 논의는 정치적 이슈로 표류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우주 분야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순환보직 시스템으로 전문성마저 결여돼 국제협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공무원이 개별 사업에 '이래라 저래라' 평가하는 환경은 여전하다"며 "기술개발은 연구진이 하는데 주요 의사결정은 공무원이 하는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주 탐사는 물론 산업은 진전될 수 없다"고 했다.

◇"우주·항공 분리하고, 우주청 대통령실 산하 독립기구로"

전문가들은 우주와 항공 분야는 특성과 법안도 달라 분리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전문가들은 우주와 항공 분야는 특성과 법안도 달라 분리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우주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일자 윤석열 정부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모델로 '한국판 NASA' 설립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국가적인 우주 비전이나 철학 없이 지역균형발전 일환으로 항공우주청 신설이 추진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과기정통부 산하 항공우주청 신설이 검토되고 있는데, 공무원 숫자만 늘리는 형태라는 비판도 있다.

국제우주탐사연구원(ISERI)을 이끈 우주탐사 전문가인 이태식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특훈교수는 "우주와 항공 분야는 특성이 다른 만큼 이를 분리 추진해야 한다"며 "우주는 국가 미래 성장동력이기 때문에 범부처를 아우르는 우주청 신설 방안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은 "현재 논의대로 부처 산하에 항공우주청이 설치된다면 범부처 의견조율과 다양한 분야 대응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우주는 국가 지도자가 직접 챙겨야 하는 분야로, 대통령실 산하 독립기관은 정부 부처 간 조정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또다른 우주 분야 전문가는 "우주청이 신설되면 과학자와 엔지니어 등 전문가들이 배치돼야 한다"며 "부처 산하 청으로 설립된다면 공무원을 더 늘리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日 우주탐사 목표, 새로운 지식의 창조…실현 전략은 국제협력"



아난 케이이치 주한일본대사관 과학관(1등 서기관)이 10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우주 탐사 목표와 실행전략'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아난 케이이치 주한일본대사관 과학관(1등 서기관)이 10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우주 탐사 목표와 실행전략'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일본의 우주 탐사 목표는 명확합니다. 새로운 지식의 창조입니다. 우주 과학과 탐사를 통해 지적 자산을 창출하고 우주 공간 내 일본의 활동 영역을 확대하는 거죠. 국제협력을 주도하거나 강화함으로써 일본의 존재감 향상에 공헌할 뿐 아니라 과학기술을 진화시켜 지상 기술로의 스핀오프(파생효과) 강화도 목표합니다."

아난 케이이치 주한일본대사관 과학관(1등 서기관)은 10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우주 탐사 목표와 실행전략'을 이같이 강조했다.

아난 과학관은 "미래는 과학기술 발전에다 데이터양이 비약적으로 증가해 행성 과학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전개도 이뤄질 것"이라며 "일본은 글로벌 미션을 주도해 우주 탐사에 나서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탐색하는 등 세계적 성과 창출을 목표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오는 15일 국산 발사체(로켓) 누리호(KSLV-II) 2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인공위성 자체 제작 능력을 보유한 한국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우주 탐사에 나설 기반이 마련된다. 그러나 국내 우주 전문가들은 국가적으로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 즉 철학과 비전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부처별로 제각각 우주 사업에 나서며 우주 역량을 응집하지 못하고, 누리호 다음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과학기술은 물론 경제안보, 산업의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보며 실행전략을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1970년대 전후의 '아폴로 시대'(미국의 달 착륙 시점) 이후 달에 처음으로 도전한 나라다. 1990년 탐사선 '히텐'을 보냈고 2000년대 들어서도 달 탐사선 '가구야'를 보냈다.

특히 2010년대 이후에는 차별화 전략으로 소행성 탐사에 나섰다. 결국 일본의 탐사선 하야부사-2는 2019년 미국도 하지 못했던 소행성 착륙에 성공했다. 최근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는 당시 소행성에서 가져온 시료를 분석해 태양계 물질 중 가장 원시적이고 오염되지 않은 순수물질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태양계 형성 이해와 새로운 지식 창출에 기여하는 연구다.

◇"우주는 경제안보의 장, 국제협력으로 존재감 확대 목표"

아난 과학관에 따르면 현재 일본의 우주개발전략본부는 국가 지도자인 총리가 본부장을 맡고, 우주담당대신(부본부장)이 있다. 내각부 우주전략실은 우주기본계획 수립 등 실무를 책임진다. 우주전략실은 문부과학성, 총무성, 경제산업성과 협력하며 일관된 우주 정책을 펼친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우주정책위원회로부터 자문을 받기도 한다. 여기에 JAXA가 미국 NASA 등과 과학기술 파트너로 공동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아난 과학관은 "우주는 경제, 외교, 안보 관점에서도 중요하다"며 "일본은 국제협력을 통해 우주 탐사에 나서지만, 일본의 주체성을 확보한 참여를 목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협력은 일본이 어떤 분야에서 협력하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전략을 명확히 한 상태에서 참여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민간 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을 적극 참여시키기 위한 대책도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일본은 이런 기조 아래에서 최근 미국과 정상회담에서 달 탐사는 물론 달 착륙, 달 궤도 유인 우주정거장(게이트웨이) 협력, 소행성 표본 분석 등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 달을 거점 삼아 심우주 탐사에 나서고 과학기술은 물론 경제안보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아난 과학관은 생물학 박사 출신으로 2007년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우주 개발, 핵융합, 연구기관 제도 개선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9년 6월 주한일본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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