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빅테크 등에 업은 손보사 온다…업계 메기될까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대형금융그룹과 빅테크를 기반으로 한 손해보험사들이 올 여름 각각 출범한다. 손보사 주력인 자동차보험 출시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든든한 뒷배를 바탕으로 보험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이하 신한금융)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은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이달 중 디지털손해보험사로 공식 출범시킨다.

신한금융은 출범에 앞서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사명도 변경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신한손해보험'이 유력하다. 디지털손보사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업계 최연소인 40대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CEO(최고경영자)로 내정했다.

신한금융은 손보사를 갖게 되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완성했다. 신한금융은 생명보험사 신한라이프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손보사는 계열사로 두지 않았다. 반면 경쟁그룹인 KB금융그룹은 오래전에 생보사와 손보사의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사실상 전 국민이 쓰고 있는 메신저, 카카오톡을 영업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손보사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7월 중 정식 출범한다. 자본금 1000억원으로 출발하며, 60%인 600억원을 카카오페이가 내고 나머지 400억원은 카카오가 지원한다.


준비 법인때부터 CEO를 맡고 있는 최세훈 대표는 과거 다음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손해보험협회에도 가입해 기존 업계와 한 배를 타고 정면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우선 손해율이 높은 장기보험보다는 접근성이 좋고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는 펫보험이나 여행자 보험 등 생활밀착형 미니 보험위주로 상품 라인업을 꾸릴 예정이다. 특히 신한금융 손보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자동차보험도 당장 출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판매했던 운전자보험만 라인업에 올린다.

카카오페이손보는 같은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택시·바이크·대리기사 소액 단기보험이나 카카오커머스와 함께하는 반송 보험 등도 고려 중이다.

이들이 파는 상품들이 손보업계 주력이 아닌만큼 출범과 동시에 업권을 뒤흔들 파급력을 보여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착륙 등의 예열을 거친 후 필요에 따라 자본을 대거 투입하거나 고객에게 친숙한 온라인 플랫폼을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위협이 되는 존재들은 아니지만 결국은 정상권으로 치고 올라올 잠재력을 지닌 곳들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들의 등장이 더 혁신적이고 새로운 온라인 전용 보험 상품 발굴 계기가 되는 등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