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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전세의 나라'에 40년간 방치된 전세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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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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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째 부동산 시장의 논란거리인 임대차2법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반영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말한다. 2년전 8월 시행됐다. 임대차보호법은 이 조항의 시행을 계기로 뜯어 고쳐야 할 대표적인 법률로 대중에게 각인됐지만 이 법은 수많은 세입자의 권리를 지켜왔다.

임대차보호법은 1981년 제정됐다. 제정 이유는 전세권 보호였다. 지금은 월세가 전세를 추월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지만 우리나라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주류는 전통적으로 전세다.

전세는 등기되지 않은 임차권이다. 임차권은 민법에 규정돼 있고 등기되지 않으면 대항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민법에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차등기절차에 협력하도록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세입자에게 임차권 등기하라고 집문서(등기권리증)를 내줄 집주인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집주인이 바뀌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임차인이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임대차보호법은 그렇게 등장했다. 임대차보호법이 목적(1조), 적용범위(2조) 바로 다음 3조에 '대항력' 요건을 규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대차보호법은 등기가 되지 않더라도 주민등록(전입신고)을 마친 때부터 대항력이 생기도록 했다. 전입신고하고 확정일자 받으면 전세금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 이 규정으로 가능해졌다. 임대차보호법은 이후 여러차례 개정됐지만 대부분은 전세금을 안전하게 돌려받는데 중점을 둬 왔다.

# 정부가 2년전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추진한 배경에는 임대차보호법으로 전세금의 '안전한 반환'은 확보됐다는 평가가 깔려 있다. 보증금 보호는 됐으니 이제 세입자의 '안정적 거주'를 챙길 때라는 판단이었다.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전세금을 과도하게 올리지 못하게 해 '거주 안정성'을 강화했다.

하지만 임대차시장에서 '보증금의 안전한 반환'은 확보된게 맞을까.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이사 후 곧바로 확정일자를 받아도 전세금을 떼일 수 있다. 대항력이 확정일자 신고 후 즉시 생기지 않고 다음날 0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전세계약 당일 집을 팔아버리거나 과도한 대출을 받으면 전세보증금은 후순위로 밀린다.

집주인이 세금을 미납한 사실을 숨긴 경우에도 확정일자는 무력화된다. 집주인의 세금 체납으로 집이 공매에 넘어갈 경우, 확정일자를 받아놨더라도 체납세금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보다 우선되기 때문이다.

전세금을 가장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장치라고 여겨지는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도 구멍이 있다. 전세계약 후 보증보험 가입을 신청했을때 거절되는 사례들이다. 보증기관들은 집주인이 과거 전세금을 반환하지 않은 '요주의 인물'인 경우에는 보증보험 가입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입자는 보증보험 가입 신청 전까지 집주인이 과거에도 사고를 친 이력이 있는지를 알 수 없다.

# 전세금반환보증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보증금 사고 발생건수는 작년 3323건, 금액으로는 6199억원이었다. 2017년에는 74억원에 불과했다.

사고금액의 62.2%는 2030세대에서 발생했다. 2030세대의 주택구입이 많아졌다고 해도 젊은 세대들은 전세나 월세로 독립생활을 시작하는게 일반적이다. 보증금은 부모의 도움을 받거나, 수년간 월급을 모으거나, 부족하면 대출을 더해 마련한다. 이들에게 보증금은 전재산이다.

지난달 열린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한 한 피해자는 "(젊은 세대에게 전세사기는) 사회적 살인"이라고 표현했다. 사회생활을, 또는 결혼생활을 막 시작하는 젊은 세대에게 수억원의 빚을 안기는 것은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밀어넣는 것"이라는 얘기다.

40년전 제정된 임대차보호법으로 전세금의 안전한 반환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방치된 사각지대로 인해 누군가에는 이 법이 40년간 무용지물이다.

김진형 건설부동산부 부장 /사진=인트라넷
김진형 건설부동산부 부장 /사진=인트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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