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박' 러시아, 하루 1.2조원 번다…"韓도 수입규모 커"

러시아의 주유소 /AFPBBNews=뉴스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100일 동안 화석연료 수출로 930억유로(약 125조원)를 벌어들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 소재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원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 수출로 얻은 수입을 추정해 이같은 내용을 담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화석연료는 러시아의 금고를 메워주는 수출 효자 역할을 해왔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매일 9억3000만유로(약 1조2533억원)를 벌어들인 셈이다. 이는 러시아의 일일 전쟁 비용 추정치인 8억4000만유로(약 1조1319억원)를 웃도는 금액이다. CREA는 화석연료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의 평균 수출가격은 지난해보다 60% 늘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액수가 가장 큰 곳은 유럽연합(EU)이다. EU는 이 기간 전체 수출액의 61%에 해당하는 570억유로(약 77조원) 상당의 화석연료를 사들였다.

개별 국가로 보면 중국이 126억유로(약 17조원)로 가장 많은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수입했다. 이어 △독일(121억유로) △이탈리아·네덜란드(78억유로) △터키(67억유로) △폴란드(44억유로) △프랑스(43억유로) △인도(34억유로) 등 순이었다.


한국은 수입액 수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인도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다음 순위에 올랐다. 화석연료 종류별 수입량을 봤을 때 한국은 석탄 5위, LNG 8위, 원유 7위로 집계됐다.

다만 서방 국가들이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중단하기 시작해 5월의 전체 수입량은 올해 2~3월 평균보다 15%가량 감소했다. 미국은 수입량을 100%로 줄여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스웨덴(99%), 리투아니아(78%) 등의 감소 폭도 눈에 띄었다. 일본은 50% 줄었고 한국은 14% 수입을 줄였다. 반면 중국,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프랑스 등은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CREA는 선적 기록을 바탕으로 3~4월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대규모 수입한 기업 23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중 15개 기업은 5월에도 계속 구매를 이어갔는데, 한국 포스코도 이 목록에 올랐다. CREA는 "한국전력공사와 현대제철은 5월에는 물량을 받지 않았는데, 거래를 중단한 것인지 단순히 5월에 들어올 물량이 없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