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윤우진 언급' 박지원 대선개입 기소 요구…제보사주는 무혐의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故 이희호 여사 3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2022.6.10/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자료를 다 갖고 있다'며 윤석열 당시 예비후보와 설전을 벌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조성은씨와 공모해 '고발사주' 제보에 관여한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성문)는 13일 박 전 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공소제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국정원장에 대한 기소권이 없어 최종 처분은 검찰이 결정하게 된다.

박 전 원장은 지난해 고발사주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 조씨와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등 두 차례 만나 제보를 공모한 의혹을 받았다. 고발사주 배후로 지목되자 여러 언론을 통해 윤석열 당시 후보가 연루된 "윤우진(전 용산세무서장) 사건 자료를 다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혐의도 받았다.

이에 지난해 9월 13일 '윤석열 국민캠프 정치공작진상규명특별위원회'는 고발사주 제보를 공모한 혐의로 박 전 원장과 조씨, 성명불상의 인물 등 3명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틀 뒤에는 박 전 원장의 윤 전 서장 관련 발언이 "경선 개입"이라며 추가 고발했다.

공수처는 박 전 원장 등이 고발사주 제보에 대해 협의하거나 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국정원법 위반 및 공직선거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불기소 처분했다.


공수처는 박 전 원장의 윤 전 서장 관련 언급은 죄가 된다고 봤다. 박 전 원장이 윤 전 서장 사건에 대해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발언한 것이 허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박 전 원장이 국정원장의 직위 또는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국정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상 선거관여 혐의는 불기소 처분했다.

조씨와 성명불상자의 공직선거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수처 수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대검찰청으로 이첩했다.

검찰은 공수처가 송부한 기록 등을 토대로 박 전 원장의 기소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