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바이오 위해 기존 사업 팔수 있다"…바이오 얼마나 키울려고

"바이오와 헬스케어 육성을 위해 기존 사업 중 경쟁력이 없거나 미래 전망이 유망하지 않은 사업은 매각할 수도 있다."

이훈기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 헬스 앤 웰니스를 롯데그룹의 현 4개 포트폴리오인 식품, 화학, 유통, 호텔에 버금가도록 키우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장은 현재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 (26,500원 ▼300 -1.12%) ESG경영혁신실장(부사장), 롯데헬스케어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왼)와 이훈기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 겸 롯데헬스케어 대표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달 중순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뉴욕 생산공장 인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바이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해 2030년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후 롯데그룹은 이달 초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하고 BMS,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인 이원직 상무를 초대 대표로 선임했다. 현재 이 대표, 이 의장을 필두로 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회인 '2022 바이오 USA'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데뷔전을 치루는 중이다.

이 의장은 투자액이 '10년 2조5000억원'보다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구체적인 숫자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며 "기존 롯데그룹 빅 포트폴리오를 대체할 만큼 큰 투자를 할 수 있고 기존 사업들의 퍼포먼스를 봐서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가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된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BMS 공장 인수에 이어 국내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공장 인력과 시스템 통해서 메가플랜트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며 "송도나 오송 등 한국에 많은 지자체들과 협의를 거쳐 국가적 차원의 고용창출, 업의 발전을 위해 추가 투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국내 투자 액수는 8000억~1조원으로 계획 중이다.


이어 이 대표는 "인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어 매력적인 조건을 고려하고 있다"며 "뉴욕도 공장 유휴부지가 있고 매력적인 조건을 주고있어 추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이 나날이 격화하는 CDMO 시장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내세울 차별점에 대해서는 '품질'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스피드, 품질, 가격 등 세 가지 중요한 가치 중 우선순위가 품질"이라며 "대신 상업생산의 경우 품질을 우선순위로 두되 규모 대비 물량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주는 방향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다수 경쟁사들에 대해 "CMO 시장은 서로 고객을 뺏어오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이 업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경쟁 관계로 보지 않고 대한민국이 바이오 산업으로 거듭나고 이 산업이 커져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협력업체로 생각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최근 GS, 현대중공업, CJ 등 국내 대기업들이 바이오 시장에 대거 진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바이오 시장은 선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오랜기간 동안 기다려야되는 부담이 있는 분야"라며 "그 동안엔 몇몇 회사 말고는 성과를 못보는 형태였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시적인 성과를 성공적으로 내면서 생각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