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층간소음 사후검증 한계...착공 전 품질 검사해야"

삼성물산 고요안랩에 있는 실증주택에서 회사 관계자들이 바닥충격음 실증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새 정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 해결책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현행법에 따른 층간소음 사후검증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보다는 건물 공사 전에 설계 품질을 면밀히 검사하고 시공 감리를 강화하는 게 실효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인숙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최근 작성한 '공동주택 층간소음 현황과 개선과제' 이슈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 의견을 밝혔다.


공동주택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층간소음 분쟁도 급증하는 추세다.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 및 관리지원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2016년 517건에서 지난해 1648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도 1만9495건에서 4만6596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상담 이후에도 분쟁이 해결되지 않아 현장 진단을 통해 2차 조정을 진행한 사례도 지난해만 9891건에 달했다.

올해 2월 개정한 주택법에는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성능검사'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8월부터 사업자는 공사 완료 후 사용검사를 받기 전에 공인 성능검사 기관으로부터 받은 검사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층간 바닥충격음 기준도 경량충격음은 58dB이하, 중량충격음은 50dB이하로 각각 강화됐다. 성능검사 기준에 미달하면 보완 시공 및 손해배상 조치를 해야 한다.

이미 완공된 아파트가 층간소음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기존 바닥구조에 완충재를 보강해야 한다. 하지만 바닥 해체 작업 시 구조 안정성에 문제가 될 수 있고 1㎡당 5만~6만원의 비용을 들여 천장 슬래브 보강을 하더라도 중량충격음 저감 효과는 2~4dB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준공 후 성능검사에 통과하지 못할 경우 사업자는 보완 시공보다 손해배상 조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층간소음이 발생하는 원인이 시공상의 문제라면 이미 완공된 건축물을 보완 시공하기보다 착공 전에 품질에 대해 면밀하게 검사하는 방법을 마련하고, 공사감리를 강화하는 등 시공성을 향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바닥충격음 성능검사는 공동주택 평면 유형, 면적 등을 고려해 무작위 방식으로 추출하게 되는데 동일한 평면과 위치에서도 성능 검사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사대상 선정 및 방법 등에 대한 논의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설 업계도 아파트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

삼성물산 (152,200원 ▲1,800 +1.20%)은 지난달 말 층간소음 복합 연구시설(래미안 고요안 랩)을 개관했다. 이곳에서 일반 아파트에서 사용되는 두께 210mm 슬래브를 비롯해 250mm, 300mm 등 슬래브 두께에 따른 충격음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DL이앤씨 (34,900원 0.00%)는 일정 수준 이상의 소음이나 진동이 발생하면 거실 내 월패드와 입주민 모바일기기에 알림을 보내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우건설 (3,700원 0.00%)은 아파트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현대건설 (34,150원 ▼50 -0.15%)과 GS건설 (14,840원 ▼60 -0.40%)도 층간소음 검사제 기준 이하 소음을 유발하는 바닥구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