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마친 HLB·HLB생과, 신약 성과로 증시 한파 돌파할까

HLB 소속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HLB

전 세계를 뒤덮은 미국발 증시 충격 속에서 HLB (109,600원 ▲1,100 +1.01%)와 HLB생명과학 (17,480원 ▼120 -0.68%)이 신약 개발 성과를 앞세워 주가 반등을 노리고 있다. 최근 지속된 큰 폭의 증시 하락에 당장의 타격은 불가피 하지만, 핵심 파이프라인 '리보세라닙'과 재무구조 개선 결실이 연내 빛을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와 HLB생명과학의 주가는 전일 대비 3.8%, 2.8% 하락한 채 15일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8.6%)과 공격적 긴축 우려 등에 연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 중인 국내 증시 여파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높은 변동성에 유독 대외 변수 취약성이 두드러진 제약·바이오 업종은 최근 미국발 악재에 맥을 못추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 투심의 대표 지표로 꼽히는 KRX헬스케어지수는 최근 연일 하락, 지난 10일 대비 200포인트(-6.6%)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이날 양사의 주가 역시 전체 업종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제약·바이오업종이 전반적으로 3일째 큰 폭의 하락률을 보인 가운데 양사 주가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하락폭을 보이거나 전일 대비 상승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 미국 물가지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 13일 HLB와 HLB생명과학의 주가는 직전 거래일(10일) 대비 2.54%, 3.64%씩 떨어졌지만, 지난 14일엔 오히려 전일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14일 HLB와 HLB생명과학의 주가는 0.14%(HLB), 2.9%(HLB생명과학)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상승률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날 157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29개사 만이 전일 대비 주가 상승에 성공한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띈다.

이는 HLB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항암제 '리보세라닙' 개발 성과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HLB는 지난달 12일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간암 글로벌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지표인 전체 생존기간(OS) 및 무진행생존기간(PFS)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존 간암 1차 표준치료제인 글로벌 제약사 '넥사바' 대비 우월한 효과 기대감에 HLB의 주가는 지난달 1일 3만1000원에서 26일 장중 5만3200원을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 리보세라닙의 국내 판권과 유럽·일본 지역 일부 수익권을 보유한 HLB생명과학의 주가 역시 같은 기간 9310원에서 1만88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후 한풀 꺾인 상승세에 현재 양사 주가는 정점 대비 30% 가량 낮아진 상태다. 하지만 신약 개발 기업 본연의 가치로 부양해둔 주가가 장기화되는 업종 주가 하락 속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 13일 최종 집계된 HLB생명과학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일반공모 청약에 모집금액인 407억3300만원의 100배에 달하는 4조1079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기대감이 반영됐다.

회사 역시 대외변수로 인한 최근의 낙폭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끌어올려둔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추가 성과를 통해 재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온 수익성 이슈를 올해 완전히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HLB는 지난해 말 에프에이를, HLB생명과학은 올해 5월 에임을 인수했다. 양사 모두 의료기기업체 인수를 통해 사업범위를 신약 개발에서 헬스케어 사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한편, 수익성 기반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기준 에프에이와 에임은 나란히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둬들인 기업들이다. HLB는 에프에이 인수를 통해 지난해 200억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지난해 1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HLB생명과학 역시 에임 인수를 통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HLB그룹 관계자는 "항암 신약 물질 리보세라닙을 필두로한 파이프라인 확장 및 상업화와 재무구조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고 올해 두가지 전략 모두 성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기업의 근본적 가치가 한 단계 올라서 있다고 판단 중인 만큼, 주가 역시 그 가치에 따라 올라갈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