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타결에도 공장 앞 출고방해 계속...'운임·소송' 등 과제 산적

(이천=뉴스1) 이동해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정부의 3차 교섭이 결렬되며 총파업이 엿새째로 접어든 12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화물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2022.6.12/뉴스1

정부와 화물연대의 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가장 수위가 높았던 하이트진로의 파업은 계속되고 있다. 파업에 따른 손실 책임이나 노조의 요구조건 합의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최악의 위기는 넘겼지만 정상화되기 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는 국토교통부와의 교섭을 통해 현업 복귀를 결정했지만 하이트진로의 경우 이천공장과 청주공장 외부에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오비맥주 등 동종업계를 비롯해 다른 산업군 노조원들이 파업중단으로 현업에 복귀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비노조 화물차 섭외와 편의점업계가 동원돼 소주의 출고를 늘렸지만 전날 기준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출고율은 68%에 그쳤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등 협상을 타결했음에도 현장에서 파업을 풀지 않는 이유는 운임료 인상 등 민감한 사안들이 합의되지 않은 까닭이다. 노조 측은 운임 30% 인상, 공병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5% 인상안에 복지기금 등 현금성 지원 등을 제시한 상태다. 양측의 격차가 커 협상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가 나서기도 여의치 않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은 하이트진로는 화물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이다. 노조와 수양물류간 계약에 하이트진로가 개입하면 하도급법 등을 위반하게 된다.

파업 기간 동안 발생한 손해배상 문제도 골칫거리다. 출고 지연으로 발생한 피해액이 적어도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하이트진로는 소송을 통해 수양물류 노조에 이 금액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파업기간 발생한 업무방해 등 각종 고소·고발도 노조 입장에선 부담이다. 일례로 지난 8일 이천공장에선 노조원 15명이 출고차량의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계약해지로 인한 고용불안도 풀어야 할 숙제다. 수양물류는 최근 파업을 주도한 명미인터내셔널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화물사와 계약을 맺었다. 명미인터내셔널 소속 차주들은 화물연대와 정부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일감을 잃을 처지다. 재계약을 통해 고용을 이어간다 하더라도 새 화물사와 일감을 나눠가질 가능성이 높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화물연대의 파업철회로 민주노총 집행부의 현업 복귀가 이뤄지면서 현장 시위 가담자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파업은 계속되고 있다"며 "정상화되려면 노조와 하청기업간 합의와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풀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천=뉴스1) 이동해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정부의 3차 교섭이 결렬되며 총파업이 엿새째로 접어든 12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재고 확보에 나선 편의점 업계 및 주류 도매상들이 직접 트럭을 끌고 와 제품을 옮기고 있다. 2022.6.12/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