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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강국의 꿈, 그 위에 드리운 '조성욱다움'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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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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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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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월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결과 발표를 위해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월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결과 발표를 위해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해운사 15곳에 담합 행위를 이유로 과징금 800억원을 부과했다. 올해 1월 한-동남아 항로 사건과 동일한 판단이다. 이로써 한국과 동남아·일본·중국 바닷길의 해운담합에 대한 공정위의 심사가 마무리됐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오랜 시간 연을 이어온 정부 관계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조성욱다운" 결론이다.

조성욱 위원장이 관가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2018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비상임위원 시절이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기준 위반 여부를 놓고 반년 넘게 심의한 끝에 4조5000억원대 고의 분식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당시 서울대 경영대 교수였던 조성욱 위원장은 고의분식 결론 도출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금융위원장과 공정위원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조 위원장은 결국 2019년 8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뒤를 이어 경제검찰인 공정위의 첫번째 여성 수장으로 임명됐다. 조 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심의에서 보여준 '원칙주의자'의 면모가 공정위원장 인선에 한몫했다는 게 관가의 해석이었다.

공정위의 이번 해운담합 사건 결론에서도 '원칙주의자 조성욱'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해운법은 바다로 물류를 실어나르는 해운 산업의 특성과 국제법을 고려해 당국 신고를 전제로 어느 정도의 담합 행위를 용인한다. 그러나 공정위는 해운법이 아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들이대 '불법 담합'으로 결론 내렸다. 두 법에 우열 관계가 있는 게 아닌데도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이 우선한다고 본 셈이다.

공정위는 한일항로에서 담합행위를 76회로 계산했는데, 해운법에 의해 신고된 운임보다 실제 운임이 저렴한 경우까지 불공정행위로 해석했다. 매일 변동하는 해상운임을 고려해 신고 금액 일정 범위에서 운임 차이를 인정하는 해수부와는 전혀 다른 공정위의 '원칙주의적' 시각이 드러난다. 공정위가 지키고자 하는 소비자(화주)들마저 이득을 본 상황까지 수백억원대 과징금의 근거가 되는 아이러니는 이렇게 탄생했다.

사건 심리에서 원칙주의를 나무랄 것은 아니다. 문제는 범위와 순서다. 공정거래법이든 형법이든 공권력에 의한 제재를 결정할 때는 제재의 당사자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게 최우선 원칙이다. 해운담합 사건은 공정거래법 뿐 아니라 선사들을 다루는 법인 해운법의 준수 여부와 소관부처인 해수부의 판단도 충분히 고려했어야 했다.

만약 해운법의 담합 규정이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악법'이라면 공정위는 기업에 철퇴를 내릴 것이 아니라 해운법 개정을 통해 공정거래법 취지를 이식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 개별 사건에서만 제한적으로 발휘된 원칙주의, 두 개의 법 가운데 하나만 골라 행사하는 선택적 정의를 과연 당사자인 해운사들은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해수부는 지난해까지 HMM 정상화와 유럽항로 복원이라는 해운재건 1기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는 중소선사의 역내항로 경쟁력 강화라는 해운재건 2기에 돌입했다. 자칫 공정위 때문에 '해운강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꿈이 발목 잡힐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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