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근거 없이 '자진월북' 발표한 의도 밝히는 게 중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의 유가족과 면담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사진=뉴스1

대통령실은 16일 해양경찰청과 국방부가 2020년 9월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해수부 공무원이 자진 월북했다고 단정할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데 대해 "자진 월북 의도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당시 자진 월북 가능성, 정황이 높다고 발표한 데 어떤 의도가 있는지 밝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가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데 북한의 유화적 태도가 반영됐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아직 그 의도까진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가 충분히 기록물을 못 본 상태에서 만약에라도 민간인이 북한군에 의해 무자비하게 피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진 비인권적 만행이 이뤄졌는데 자진 월북이란 뚜렷한 근거없이 그 자진 월북이란 프레임 때문에 (북한의 피살이)오히려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이뤄진 것처럼 규정됐다면, 거기에 어떤 의도가 있다면 그걸 밝혀야 하지 않느냐가 저희 생각"이라며 "그걸 규명하는 차원에서 오늘 일부가 공개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직 (2년 전 뚜렷한 근거 없이 '자진 월북' 정황이 높다고 발표한) 의도를 추정하기는 이르다"며 "자진 월북의 의도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오늘 발표의 핵심이다.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이 1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관계자는 "저희는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관계기관들과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의) 항소를 취하하는 부분을 같이 검토하고 논의했다"며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부터 여러 차례 '유가족들의 억울함이 있어선 안 된다, 유가족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말씀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유가족의 진상규명 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가의 가장 큰 의무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것인데 한 민간인이 비인도적인 만행을 당했다면 국가는 진상 규명의 책임이 있다"며 "당시 유족이 여러 차례 진상 규명을 요구했지만 국가가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생각"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이 사건 관련 자료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만료와 함께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15년간 봉인됐다. 봉인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 전임 정부의 국가안보실 자료를 모두 이관해 목록 등도 알지 못한다"며 "(자료 봉인 해제) 방법이 간단치 않다. 자료 열람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라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본 뒤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