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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전자 더 샀다" 손절 vs 물타기...계좌 녹아내린 개미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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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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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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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임종철 디자이너
이미지=임종철 디자이너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피어나 회의 속에서 자라며 낙관과 함께 성장해 행복감 속에 사라져간다. "

약 1년 전인 2021년 6월25일, 코스피는 3300포인트를 돌파해 4000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학개미운동에 편승해 젊은이들은 돈을 벌었고 이대로 가면 부자가 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 화려한 강세장이 끝났다. '코로나 재난'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이 풀었던 돈은 무서운 인플레이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금융긴축정책의 시작과 함께 험난한 하락장세가 시작됐다. 문자 그대로 돈이 되돌아가는 '역금융장세'다. 한국 증시는 이미 베어마켓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0.48포인트(0.43%) 내린 2440.93에 마감했다. 장 초반 외국인 매도에 2400선이 깨지기도 했으나 개인과 기관이 각각 2743억원, 3577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중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56,200원 ▼800 -1.40%)는 1.81% 하락한 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9개월 만에 6만원대를 내주며 '5만전자'가 됐다. 이날도 개인은 삼성전자를 386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올해 들어 개인의 삼성전자 누적 순매수 금액은 14조4200억원에 달했다.


주식시장은 이미 가을...우라가미 구니오의 조언 "현금성 자산이 최선...차선은 초우량기업"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16일 금리를 75bp 인상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자이언트스텝'을 취했다며,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후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뉴욕증시는 폭락했다. 가파른 금리인상이 경제의 숨통을 조여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거란 공포가 투자자를 덮쳤다.

길고 긴 약세장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공포 앞에 미국 증시의 플레이어들은 주식을 던졌다. 투자자들은 나침반을 잃었다. 주식시장의 대가들은 지금같은 국면을 어떻게 분석했을까.

우라가미 구니오의 고전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
우라가미 구니오의 고전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
일본의 금융전문가 우라가미 구니오는 주식 장세를 '사계절'에 비유했다. 경기회복기의 금융장세(봄), 이어지는 실적장세(여름) 그리고 역금융장세(가을), 역실적장세(겨울)다.

'역금융장세'란 호황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때 이를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융긴축정책 카드를 꺼낼 때 시작된다. 역사적으로 역금융장세는 과거 석유파동처럼 '외부 쇼크'가 약세장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우라가미는 "역금융장세는 가을 해가 끈 떨어진 두레박 떨어지듯 서산에 저무는 것과 비슷하다"며 "주식시장의 4계 중 가을에 해당되는 역금융장세는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 이미 고점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뒤"라고 했다.

그는 "예방적인 조치이기는 하나 최초의 재할인율 인상(금리인상)이 시행된 시점에서 역금융장세에 대비해 신규 주식투자를 보류하고 운용자금을 거의 현금에 가까운 단기 금융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제시했다.

만약 보유주식을 남긴다고 하면 "그것은 2~3년 이상 버틸 수 잇는 초우량기업에 한해야 한다"며 "왜냐면 역금융장세 다음에 찾아오는 주식시장의 겨울(역실적장세) 국면에서도 안심하고 장기 보유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


장중 2400선도 뚫린 코스피..."변동성 큰 베어마켓 지속될 것"


역금융장세의 경제지표 움직임을 살펴보면 금리는 오르는데 기업 실적은 우상향이다. 주가만 급락한다. 코스피 기업 이익이 탄탄한데도 주가가 속절없이 내리는 지금과 거의 유사하다.

우라가미는 "역금융장세 국면에서 아직 경기는 최고조에 있고 기업 수익도 여전히 성장이 예상된다"며 "주로 가격 상승폭이 큰 고가주의 하락이 심하다"고 썼다. 올 들어 NAVER, 카카오, 하이브, 위메이드와 같은 주식이 급락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5만전자 더 샀다" 손절 vs 물타기...계좌 녹아내린 개미의 고민
역금융장세는 강세장(불 마켓)에서 약세장(베어마켓)의 전환점이다. 역금융장세 초반에는 신고가 종목이 급감하며 강세장의 수명이 다했다는 징후가 뚜렷하다. 소재, 금융, 증권 등 경기와 금리에 민감한 주식은 이미 하락해있고 삼성전자, 현대차같은 대형 블루칩도 여지없이 밀린다.

그는 "역금융장세에는 오히려 중소형의 고수익 기업 또는 작전이 걸린 M&A(인수합병) 주식 등 재료주가 광범위하게 상승한다"고 서술했다. 시장이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올해 사료주같은 의문의 급등주가 속출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역금융장세는 폭락장일까. 그렇지는 않다. 중앙은행의 역금융정책으로 충격적인 경기침체 징후가 보이며 '역실적장세'가 나타나면 그 때 주식시장은 1987년 뉴욕증시의 '블랙 먼데이'와 같은 대폭락을 재현할 수 있다. 당시 치명상을 입은 뉴욕증시는 회복까지 2년이 걸렸고 경기후퇴, 기업 실적의 대폭 하락이 이어졌다. 역금융장세의 한복판인 지금은 적어도 '폭락장은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다.

우라가미는 역실적장세야말로 '우량주의 매입찬스'라고 했다. 대폭락장의 폐허에서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깊은 바닷속으로 몸을 던지는 용기가 필요하긴 하지만 말이다.

지금 시점에서 결국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을 막는 방법은 연준이 경기를 훼손시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다. 역금융장세가 역실적장세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장 초반 코스피가 2400선 아래로 '훅' 밀렸던 것처럼 당분간 전형적인 베어마켓 전개를 전망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6월 FOMC는 결과적으로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을 완화시켰지만 여전히 넘어야할 산인 물가라는 파고에서 벗어났다고 단정짓기 어렵다"며 "증시는 향후 불확실성 완화와 변동성 지속이라는 중첩된 시간 속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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