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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금산분리 완화와 선진국으로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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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2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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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특혜를 준다는 말처럼 일을 어렵게 하는 말도 없다. 정책을 만들고 바꾸는 관료들에겐 더욱 그렇다. 정책을 만들었더니 부자들만 혜택을 보더라, 제도를 개선한 목적이 A기업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라는 말들은 선의로 추진한 제도 개선을 어렵게 만든다. 한국경제 성장에 보탬이 되고자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데도 누구한테, 특정기업한테 부탁을 받은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규제 개혁이 어려운 이유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 완화를 언급했다. 그것도 후보자로 지명된 첫 자리에서다. 김 후보자는 BTS(방탄소년단) 같은 금융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세계적인 금융회사는 핀테크가 될 수도 있고 기존 금융사도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온 얘기가 금산분리 완화다.

금산분리 완화는 ①금융자본이 산업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②산업자본이 금융을 일부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둘을 합친 것이다. 전자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제조업 등 일반 기업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후자는 기업이 은행 등 금융회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 후보자가 말한 금산분리 완화는 전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회사에 다양한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다. 금융이 다른 산업을 돕는 '경제혈맥'의 기능뿐만 아니라 금융 자체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경제를 이끌 수 있는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김 후보자는 "금융산업도 역동적 경제의 한 축을 이뤄 독자산업으로 발돋음할 수 있도록 금융규제를 과감히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새 정부에서는 금융당국부터 금융을 독자적인 부가가치 산업으로 보는 시각을 갖겠다"라고 말했는데 금융권에 주는 울림이 크다.

금융'산업'을 키우기 위해 금융회사가 다른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게 이번 금산분리 완화의 핵심이지만 금산분리 완화를 언급하는 순간 대부분의 머릿속엔 후자가 떠오른다. 대기업에 은행 등 금융회사를 주겠다는 금산분리 완화 말이다.

특히 금산분리 완화는 곧 삼성에 은행을 주는 것이라는 오해로 연결된다. '금산분리 완화=삼성은행 탄생'이라는 프레임은 금산분리 완화를 가로막는 거대한 벽이 된다. 은행이 기업의 사금고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삼성이 은행을 자기 맘대로 주무르고 삼성에 유리하게 은행을 쓸 것이라고 추정한다. 특정인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막연한 전망도 제기된다.

정말 삼성이 은행을 갖고 싶을까. '노'라고 본다. 수십년전 삼성은 직간접적으로 은행을 보유했다. 해외 대형 보험사가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은행을 계열사로 두는 것처럼 삼성생명이 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싶은 마음을 품을 만하다.

하지만 지금은 은행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삼성 등 기업이 얻는 이득이 크지 않다. 통장을 만들 수 있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예금을 받을 수 있다고 지배구조와 건전성 등 수많은 규제를 감내할 기업은 많지 않다. 네이버가 (인터넷전문)은행을 가질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음에도 네이버가 관심을 갖지 않는 건 은행이 받는 수많은 규제가 먼저 보여서다. 오히려 은행이 가지고 있는 장점만 취하고 그에 걸맞는 규제는 받지 않는 유사은행에 더 관심을 갖는 것도 은행업의 가진 규제 때문이다.

[광화문]금산분리 완화와 선진국으로의 도약
김 후보자가 말하는 금산분리 완화가 삼성은행을 만드는 게 아닐 것이다. 혹시 그런 의미의 금산분리 완화까지 검토하더라도 기업의 사금고화 우려는 크지 않다. 기업의 사금고화를 막는 다양한 제도가 마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투명한 감시도 가능해져서다.

이번 금산분리 완화 발언이 '형식적인 레토릭'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금융이 진짜 '산업'이 되고 한국이 진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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