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식중독 경고등...햄버거병 유발 떡갈비 회수·폐기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한국채식연합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비건 채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햄버거병의 위험을 알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5.5/뉴스1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햄버거패티같은 분쇄가공육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3곳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중엔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제품도 포함돼 있어 여름철 식중독 사고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식약처가 최근 식육가공품 제조업체 200곳에서 404건의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축산물 위생관리법을 위반한 3곳을 적발하고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을 회수·폐기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 백록종합식품의 분쇄가공육제품 '떡갈비맛 스테이크'는 아질산 기준 초과, 경기도 시흥 가온식품의 햄 '짜(CHA)'는 보존료 기준 초과 판정을 받았다. 두 회사는 제품이 더 먹음직스럽게 보이거나 보관기간을 늘리기 위해 식품첨가물인 아질산 이온이나 보존료를 기준보다 더 많이 사용했다.

특히 전북 완주 그린팜푸드 농업회사의 분쇄가공육제품 '미소예찬 고인돌 떡갈비'는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그린팜푸드는 자가품질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점도 적발돼 지자체의 행정처분 등의 조치 대상이 됐다. 분쇄가공육제품은 고기를 분쇄해 첨가물과 섞어 냉장이나 냉동, 훈연 등을 한 제품이다. 고기 함량이 50% 이상인 제품으로 햄버거패티, 미트볼, 돈가스 등으로 판매한다.

장출혈성 대장균이 포함된 음식물을 섭취하면 식중독과 마찬가지로 급성 설사와 복통을 유발한다. 합병증으로 인해 용혈성요독증후군(HUS)으로 발전할 수 있다. 소위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이 병은 1982년 미국에서 덜익은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집단감염돼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발병시 적혈구가 파괴되고 신장이 손상돼 2~7%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회복 후에도 만성 신부전으로 투석을 받아야 한다.

국내에선 2020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100명에 가까운 어린이가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확인결과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됐고 이중 18명은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앓았다. 최근 매물로 나온 한국 맥도날드도 2016년 햄버거병 논란으로 큰 위기를 겪었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해 발생한 김밥 식중독 공포가 재연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지난해 여름 분당과 파주에 위치한 김밥 프랜차이즈에서 식중독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고양시 덕양구 김밥집에서 사망사고까지 발생하자 전국적으로 김밥을 기피하는 이른바 '김밥 포비아'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식약처는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해썹) 의무적용을 확대하는 등 음식물 안전관리 수준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식육가공업의 경우 오는 12월부터 1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업체에 해썹 의무적용 대상이 된다. 2024년까지 모든 업체로 확대적용한다. 또 식육포장처리업의 경우 20억원 이상 매출 기업은 내년 1월부터 의무적용돼 2029년까지 전체 업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육가공업체에 대해 단계적 해썹 의무적용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안전점검을 지속 실시해 안전한 축산물이 유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지난해 8월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 김밥집을 방문, 조리상태를 점검했다. (식약처 제공) 2021.8.13/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