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산업 부활 위해 1조원 신규 일감 발주…금융·R&D 전방위 지원

(대구=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2 세계가스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4/뉴스1

정부가 고사 직전인 원자력 발전 생태계 복원을 위해 1조원의 신규 일감을 공급하기로 했다. 대규모 발주가 가능한 신한울 3·4호 건설 재개해 원전업계의 숨통을 틔워주는 한편 중소원전업계에 대한 정책 금융지원, R&D(연구 개발) 등도 적극 추진함으로써 원전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두산에너지빌리티}, 원전 업계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전산업 협력업계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원전 산업생태계 복원을 위해서 우선 신규 일감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올해 신한울 3·4호 건설 설계 등 925억원 수준의 긴급 발주를 추진키로 했다. 특히 신한울 3·4호기 공사 시작 전에 설계 분야 등의 일감에 120억원을 조기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신한울 3·4호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는 등 건설 재개를 위한 인허가 절차도 최대한 당겨, 오는 2025년까지 1조원 이상의 일감을 새로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감 뿐만 아니라 금융 지원도 이어진다. 중기부는 소기업 정책자금, 기술보증, 협력업체 융자 지원 등 38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책자금 측면에서 500억원을 추가로 확보·지원하고 시설자금에 대한 융자 지원한도를 현재 6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한다. 기술보증 차원에서는 최대 500억원 규모의 원전기업 특례보증을 신설하고 보증료 감면과 보증비율을 상향해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협력업체의 유동성 지원 규모도 현재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하고, 투자형 지원 규모도 320억원 증액한다.

정부는 국가별 원전 맞춤형 전략을 추진해 수출 확대를 도모한다. 체코·폴란드 등 사업자 선정이 가까운 국가는 정부 고위급 수주 활동 등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노형 수출, 기자재 수출, 운영·서비스 수출 등 수출방식도 다각화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범부처와 관계기관 등 민관이 모두 참여하는 컨트롤타워로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7월 중 발족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날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국무총리 훈령) 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기술역량 강화 차원에서 올해만 원자력 R&D에 67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올해 12월까지 원전산업의 핵심 필요 기술 등을 심층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핵심기자재 국산화 개발과 중소 협력업체의 수출 지원을 위한 해외수요 연계형 R&D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연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서울대학교에 고준위방폐물 융합대학원을 신설, 2023년부터 운영한다. 정부는 향후 전문 인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고준위방폐물 관리분야의 석·박사 인력을 매년 20명 규모로 양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3992억원의 정부 예산 투입이 확정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에 대해서도 2028년까지 개발·상용화를 목표로 추진한다. 이와 함께 중소·중견 기자재업체의 SMR 공급역량 확보를 위한 R&D, 기술 분석·검증, 성능인증, 장비 활용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협력사 기술인력 양성, 품질전문가 파견 등 기술지원을 확대하고 동반성장펀드를 활용한 대출 확대, 품질인증 지원, 장기공급협약 체결 확대 등 협력업체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 협력업체들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경쟁력을 회복해 원전 최강국 건설의 주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