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나토 계기 한미일 정상회담…'한일' 가능성 낮아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 최초로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나토 동맹 30개국 및 파트너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고 북핵문제 지지를 확보하는 한편, 포괄적 안보 기반 구축 및 신흥안보 위협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나토 정상회담 계기 10여개 국가와 양자회담을 추진 중인데 한일정상회담은 참의원 선거 등 일본의 국내정치 일정을 고려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성사가 유력한데, 북핵문제 관련 안보협력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北문제 지지 확보·포괄적 안보기반 구축 등 의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오픈라운지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일명 아시아파트너 4개국 초청에 따른 것"이라며 "이외에도 불확실한 국제안보 정세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에 비춰 스웨덴, 핀란드, 우크라이나, 조지아 등 EU 정상들도 함께 초청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나토 정상회의 참석으로 반중·반러 구도가 고착화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생했다. 평화와 자유가 위협받으니 힘을 모아 대처하는 것을 반중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나토를 구성하는 30개 동맹국들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인권 등 보편적 가치규범을 공유하는 전통적 우방국들로, 북한과 북핵문제 관련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들과 포괄적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이버, 항공우주, 기후변화, 해양안보 등을 신흥안보라고 하는데, 나토와 정보공유와 합동훈련, 공동 연구 등을 진행 중"이라며 "나토 본부가 소재한 브뤼셀에 주나토대표부를 신설해 위상에 걸맞은 대유럽 외교 플랫폼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등 10개국과 양자회담 추진…'경제안보' 초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안보실은 나토 정상회의 계기 약 10개국과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다. 윤 대통령이 유럽 상임의장·집행위원장과 만나는 유럽과의 정상회담 외에 폴란드, 체코, 네덜란드 등과의 양자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양자회담에선 전통적 안보 외에도 경제안보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안보실 핵심관계자는 "원자력 수요가 있고 원전 수출에 의미 있는 나라가 폴란드, 체코, 네덜란드이고 특히 대규모 첨단미래방위사업 수출과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나라는 폴란드"라고 짚었다. 이어 "전기차 차세대 배터리 등 신흥기술 분야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나라는 캐나다이며 녹색경제와 신재생 수소에너지를 폭넓게 얘기할 수 있는 나라는 덴마크"라며 "이런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 고위관계자는 "네덜란드는 ASML이라는 굴지의 반도체 장비회사를 갖고 있다. 나토 회원국들이 첨단기술, 반도체, 신기술의 공급망 핵심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이런 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국익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일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낮아…한미일 회담서 北문제 논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C) AFP=뉴스1 /사진=뉴스1

관심을 모았던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낮으며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일본이 (참의원) 선거를 앞둔 문제도 있고, 민감한 시점에 외국 땅에서 다른 계기로 만난 회담에서 한일 의제에 집중할 수 있겠나 하는 우려가 있다. 한일 관계가 국내정치 일정에 의해 훼손되지 않게 양측에서 조심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있다.

이 관계자는 "4개국(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회담이 예정돼 있어 네 나라가 환담할 것으로 보이고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열려 있는 등 일본 정상과 3번 이상 마주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북한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기간 다양한 세션과 발언 기회를 통해 북한 비핵화 문제를 강조할 계획이다.

안보실 고위관계자는 "한미일 정상회담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고 주된 타깃은 북한과 북핵 문제"라며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국 간 조인트 세션에서 윤 대통령이 3분 정도 발언하고 토론할 기회가 있는데 그 계기에 강조할 사안도 북핵 문제다. 강력한 북한 비핵화 의지를 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尹정부 대북정책은? "北비핵화 '담대한 계획' 준비 중"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사진=뉴스1

윤석열 정부가 첫 국제 외교무대에서 발표할 대북정책에 대해선 "북한이 올해 17차례 도발을 한 상태에서 대북정책의 핑크빛 비전을 말하는 건 어폐가 있지만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어떤 단계를 거쳐 비핵화를 할 수 있을지, 상응하는 인센티브 패키지가 뭐가 될 수 있을지, 비핵 번영의 한반도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관련 모든 자료를 메모 형태로 만들어주면 국익을 위해 한 몸 불사르겠다는 자세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가 이번 나토정상회담 일정에 동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공식적인 배우자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희망하는 정상들의 배우자는 참여할 수 있다"며 "(김 여사가) 가급적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