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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5999원 주유, 환장할 노릇"…고물가 시대에 그들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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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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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4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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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야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19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야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김모씨(31)는 최근 들어 자차 통근을 포기했다. 올초까지만 해도 1주일에 2~3번은 서울 종로구 회사까지 본인의 승용차로 출근했던 김씨는 최근 지하철로만 출근하고 있다. 휘발유보다 저렴하다고 해서 2020년경 경유차를 중고로 구입했는데 이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값을 앞지른 데다가 리터(ℓ)당 2000원선을 넘으면서 가계에 큰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4% 상승하는 등 고물가 시대에 대처하는 소비자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생활필수품인 유류비·외식물가 상승에 대응해 갖가지 방법으로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5999원…1만999원' 끝자리 999원 맞추는 이유는?


1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정보 게시판에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2997원, 3083원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스1
1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정보 게시판에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2997원, 3083원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스1

유가가 2100원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신용카드 혜택, 자전거 이용 등으로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날보다 3.00원 오른 리터(ℓ)당 2123.14원, 경유 가격은 4.28원 상승한 2137.53원을 나타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과 함께 오펙(OPEC)의 증산이 불투명해 지면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각자의 방법으로 고유가 시대에 대처하는 사람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내 대형 카드사의 한 신용카드를 이용한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5000원 이상을 사용하면 100원 단위 자투리 금액 즉, 최대 999원까지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카드로 5999원씩 여러번 주유하는 방법이다. 5999원을 결제하는 경우 할인 혜택은 16.6%에 달한다.

지난 4월 트위터에는 한 이용자가 주유 관련 추천 카드 문의를 올렸는데 다른 이용자는 이 카드를 추천한다는 취지의 답글을 달았다. 지난 1월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실제 이 방법으로 5번 주유를 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2020년 11월 출시된 이 카드는 지난해 12월 31일 단종돼 현재 신규 가입, 갱신은 불가능하지만 계약기간이 남은 사용자의 경우 해당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좌)지난 1월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올라온 5999원 수 차례 주유 인증글 갈무리. (우)지난 4월 트위터에 주유 관련 추천 카드 문의 갈무리
/(좌)지난 1월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올라온 5999원 수 차례 주유 인증글 갈무리. (우)지난 4월 트위터에 주유 관련 추천 카드 문의 갈무리

단종 이후 줄어들던 행태가 다시 등장하는 모양새다. 셀프주유소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금액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1만999원, 5999원 등 결제가 나타나는 것이다. 서울 강동구에서 셀프주유소를 운영하는 이모씨(61)는 "해당 카드가 단종되고 얌체라는 비판도 나와서 그런지 올해 초까지는 그런 금액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면서도 "최근 1~2주 사이에 기억나는 건만 2건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의 주유소에는 지난주에만 이틀 연속으로 1만999원 결제가 2번 기록됐다고 한다. 이씨는 같은 사람이 이틀 연달아 방문해서 주유한 이력으로 추측했다. 이씨는 또 "이달 초 주말에는 한 사람이 5999원씩 3~4번 주유하는 바람에 손님이 밀려 환장할 노릇이었다"고 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따릉이 대여건수는 1414만건으로 전년 동기(1022만건) 대비 38.3% 증가했다. 시간대별로 보면 이 기간 동안 가장 이용객이 많은 시간은 퇴근시간대인 오후 6시 전후로 누적 이용객은 115만5124명이다.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 전후는 90만명 남짓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A씨(32)는 지난해 8월부터 자신의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A씨는 "교통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원래 있던 자전거로 통근하고 있다"며 "원래는 한푼 두푼 모아서 자동차를 살까 했는데 최근 오르는 기름값을 보면 그럴 생각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직장가 밀집 지역에서만 편의점 도시락 매출 55% 증가…'편도족' 증가


 21일 오후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고객들이 도시락을 고르는 모습./사진=뉴시스
21일 오후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고객들이 도시락을 고르는 모습./사진=뉴시스

서민 생활에 타격을 주는 건 치솟는 기름값뿐만이 아니다. 외식 물가 상승은 하루에 적어도 점심 한 끼는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소비 생활도 바꿔놓고 있다.

이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4% 뛰었다. 3월과 4월 6.6% 오른데 이어 7% 선을 뚫은 것으로, 1998년 3월(7.6%) 이후 24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따라 음식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이 각광받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사람들 이른바 '편도족'이 전년 대비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GS25에 따르면 이달 1~21일 도시락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1% 상승했다. 세븐일레븐과 CU 역시 비슷한 기간(1~22일)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5%, 30.1% 올랐다.

"매일 5999원 주유, 환장할 노릇"…고물가 시대에 그들이 사는 법

점심시간을 중심으로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직장인이 부쩍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S25 관계자에 따르면 이 기간 서울 여의도 등 직장가 밀집 상권에서의 매출 증가율은 55.1%로 추산된다.

직장인뿐 아니라 외식·배달음식 대신 도시락을 찾는 가족 단위 손님도 적지 않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30)는 "3일 전쯤 애 둘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가 약 1만3000원어치 도시락 3개를 사갔다"며 "원래 도시락을 찾던 손님들이 주로 젊은 1인가구였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에 김씨는 지난 3월경부터 도시락 발주량을 30% 가량 늘렸다고 한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구내식당에서만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도 나온다. 서울 금천구에서 근무하는 정모씨(28)는 이달 초부터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퇴근한다고 한다. 자취를 하고 있는 정씨는 "원래는 마트에서 장을 봐서 직접 해먹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은 물가가 올라 그럴 엄두가 안 난다"며 "6000원이면 구내식당에서 한 끼를 때울 수 있으니 집에 들어가기 전에 먹고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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