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전문가니까 그 '안경'만 쓰고 볼 것인가 [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머니투데이
  • 김재현 전문위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9,156
  • 2022.06.25 08:04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찰리 멍거의 투자철학 ⑨'격자틀 멘탈모델'

[편집자주] 대가들의 투자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법을 탐색해 봅니다. 먼저 찰리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Poor Charlie's Almanack)을 통해 멍거의 투자철학을 살펴봅니다.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사진=로이터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사진=로이터
"망치를 가진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처럼 보인다."(To a man with a hammer, everything looks like a nail.)

멍거가 격자틀 멘탈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하는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망치만 가진 사람처럼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보지 않기 위해서는 망치뿐 아니라 스패너, 렌치, 드라이버 등 다양한 공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망치(경제학), 스패너(심리학), 렌치(화학), 드라이버(생물학) 등 다양한 공구들로 가득 찬 공구함이 바로 찰리 멍거가 말하는 '격자틀 멘탈모델'(Latticework of Mental Models)이다. 우리 말로 딱 떨어지게 번역하기 어려운데, 멍거는 '가난한 찰리의 연감'에서 '다양한 멘탈모델'(Multiple Mental Model)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치만 가진 사람처럼 한 가지 모델(예컨대 경제학)로만 훈련을 받았고 모든 문제를 한 가지 방법으로만 해결하려고 애쓰지만, 멍거의 표현에 따르자면 이는 아주 멍청한 행동이다.



멍거의 격자틀 멘탈모델


멍거는 2007년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법학대학원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다학제(multidisciplinary)와 격자틀 멘탈모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 적이 있다.

▶다학제 관점을 언급할 때 내가 충실하게 따르는 핵심 개념이 로마 시대의 위대한 법률가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유명한 말입니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발생한 일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을 어린애처럼 살게 된다." 이는 키케로의 개념을 매우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입니다. 실제로 키케로는 어리석은 사람을 조롱할 때,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키케로의 개념을 일반화하자면, 우리는 역사도 알아야 하지만 다른 모든 학문의 핵심 개념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단지 시험을 잘 쳐서 A학점을 받을 만큼 아는 것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머릿속의 격자틀 멘탈모델에 각인되어 평생 자동으로 사용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장담컨대 언젠가 거리에서 좌우를 둘러보면서 "놀라운 일이야! 이제 나는 세상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 중 하나가 되었어"라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매우 똑똑한 사람들도 중하위권 인생을 살게 될 것입니다.◀

멍거는 우리가 역사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처럼 다른 모든 학문의 핵심 개념도 알아야 하며 단지 시험을 칠 정도가 아니라 머릿속의 격자틀 멘탈모델에 각인될 정도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분석을 할 때도 멍거는 기업의 재무정보로만 가치평가를 하는 대신, 투자 대상 기업의 내부 경영뿐 아니라 그 기업이 운영되는 더 큰 생태계를 분석한다. 즉, 멍거는 격자틀 멘탈모델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 후 그 결과에 따라 행동한다. 이처럼 모든 시스템에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러 학문들로 구성된 '다양한 멘탈모델'이 시스템 이해에 필수적이라고 멍거는 주장했다.

결국 격자틀 멘탈모델은 역사, 심리학, 수학, 공학, 생물학, 물리학, 화학, 통계학, 경제학 같은 전통적인 학문으로부터 분석 도구, 방법론, 공식을 빌려와서 바느질로 꼬맨 하나의 틀인 셈이다. 이는 복잡한 투자 문제에 내재하는 혼돈을 제거하고 명확한 펀더멘털을 도출할 수 있는 분석 도구를 제공해준다.

멍거는 다양한 학문들로부터 유용한 개념을 빌려왔다. 바로 수학의 복리 개념, 물리학의 티핑 포인트(임계점), 화학의 자가촉매, 생물학의 현대 진화이론, 심리학의 인지적 오판 모형 등이다.

재밌는 사실은 격자틀 멘탈모델이 멍거가 독학을 통해서 만들어낸 모형이라는 점이다. 멍거는 대학에서 경제학, 경영학, 심리학, 화학을 배운 적이 없다. 그럼에도 멍거의 지적 능력, 기질, 그리고 몇 십년 간 축적된 경험이 멍거를 버핏이 인정하는 비즈니스 분석의 일인자로 만들었다.



격자틀 멘탈모델의 6단계 과정


여기서 멍거를 좋아하는 미국 투자자가 격자틀 멘탈모델을 도식화한 자료를 한번 살펴보자. 여기서는 격자틀 멘탈모델을 6단계로 구분했는데, 이 도식을 자세히 보면 격자틀 멘탈모델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전문가니까 그 '안경'만 쓰고 볼 것인가 [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격자틀멘탈모델
① 다학제적인 접근방법 선택하기
② 가장 중요한 모델에 집중하기(오직 80~90개 모델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
③ 모델 합성하기
④ 모델을 능숙하게 다루기(모델은 당신의 일생 동안 자동적으로 떠올라야 한다)
⑤ 모든 모델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망치를 가진 남자 신드롬 피하기)
⑥ 객관적으로 생각하기(체크리스트 사용하기)

2단계에서는 사회적증거, 뒤집기, 임계질량, 파레토 법칙, 생태계, 복리, 규모의 경제, 안전마진, 푸아송 분포, 롤라팔루자 효과 등 가장 중요한 모델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는데, 다양한 학문에서 중요한 모델들을 빌렸음을 알 수 있다.



대학교육에 대한 멍거의 평가


대학교육에 대한 멍거의 평가는 상당히 냉혹하다. 멍거는 버핏과 자신이 각자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서 비즈니스에서 예측 가능한 패턴의 명백한 불합리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 불합리성을 파악하는 것은 사업에 아주 중요했지만 교수들이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문제들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멍거는 교수들이 다학제적인 접근 방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만약 자신의 모형만 과대 사용하고 타학문의 중요 모형은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가 그들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멍거가 격자틀 멘탈모델을 만든 이유는 투자가 본질적으로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이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멍거는 다음과 같은 말로 격자틀 멘탈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만약 20개의 요인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면, 당신은 그 상황을 다루는 방법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당신은 찰스 다윈이 한 것처럼 지속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얼마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놀랄 것이다."◀

게다가 멍거는 격자틀 멘탈모델 안에는 큰 돈이 들어있다며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 이를 증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솔깃하지 않은가.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단독 '맏형' 따라 탄소중립…삼성 전자계열사들도 'RE100' 동참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제2회 MT골프리더 최고위 과정 모집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