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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자료 잘못 냈다고 전과자 되나요"…불공정한 공정거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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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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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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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기업 발목잡는 '죄와 벌'②

[편집자주] 대한민국 기업인들은 매일같이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자가 된다. 평범한 투자 결정도 실패하면 배임죄로 몰린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공정거래법도 끊임없이 기업인들의 목을 옥죈다. 이에 새 정부가 경제형벌 개선을 약속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꿈은 과연 이뤄질까.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06.24.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06.24.
"형벌은 고의성을 갖고 누가 봐도 '나쁜 짓'을 했을 때 부과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정거래법상 규정의 다수는 사업자가 위법성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기게 된다. 문제가 있으면 과징금 부과 등 행정제재를 하면 된다."

공정위 출신의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전문가의 말이다. 공정거래법에 있는 수많은 형벌 규정을 행정제재로 대체하는 등 대폭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정거래법의 목적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촉진을 통한 창의적인 기업활동 조성'인데도 과도한 형벌 규정이 오히려 기업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법상 형벌규정이 아예 없는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 주요 유럽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에는 다수의 형벌이 담겨 있다. 일례로 △시장지배력 남용 △담합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보복조치 △조사방해 등은 상대적으로 중대한 법 위반 행위로 보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징역형과 벌금을 동시에 부과할 수도 있도록 했다.

또 공정거래법은 △시정조치 불이행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누락 제출 등을 어긴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법 위반 행위로 보고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보다 경미한 지주회사 설립 거짓 신고 등의 경우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공정거래법 전문가들은 이처럼 공정거래법에 형벌이 지나치게 많이 규정되면서 기업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형사법의 실효성마저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황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거래법에 이론적으로 근거가 없거나 현실적으로 불합리한 형사처벌 조항이 너무 많다"며 "형사처벌이 본질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부분을 정비해야 형사처벌 실효성, 이론적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로 자료 잘못 냈다고 전과자 되나요"…불공정한 공정거래법
김형배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은 자신의 저서 '공정거래법의 이론과 실제'에서 "형법상의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범죄 구성요건 해당성, 위법성, 책임성이 모두 충족돼야 하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모두 형벌로 처벌하는 것은 형벌 일반이론에 비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위법성 인식이 있어야 형벌로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고 또한 바람직하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한국과 같이 거의 모든 경쟁법 위반에 대해 형벌 규정을 두고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을 운용하는 공정위 역시 형벌 조항 정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에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을 통해 형벌 규정 정비에 나섰지만 결국 기업결합 관련 사안 등 일부 행위에 대해서만 형벌 규정을 없앴다. 법무부 등의 반대에 가로막혀 대대적인 정비가 실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사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경제법령 형벌 규정 완화'에 나선 만큼 이번에는 공정거래법상 형벌 규정의 대대적 정비가 이뤄질 것으로 경제계는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공정거래법 뿐 아니라 공정위 소관 다른 법률의 형벌 규정도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지원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률간 통일성을 기한다는 차원에서 공정거래법뿐 아니라 공정위 소관 다른 법률을 종합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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