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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아재의 건강일기] ⑩ 나쁜 콜레스테롤의 주범은 '아메리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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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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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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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육체는 하루하루 배신의 늪을 만든다. 좋아지기는커녕 어디까지 안 좋아지나 벼르는 것 같다. 중년, 그리고 아재. 용어만으로 서글픈데, 몸까지 힘들다. 만성 피로와 무기력, 나쁜 콜레스테롤에 당뇨, 불면증까지 육체의 배신들이 순번대로 찾아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건강은 되찾을 수 있을까. 코로나 시대와 함께한 지난 2년간의 건강 일기를 매주 토요일마다 연재한다.
고온압착으로 뽑아낸 에스프레소엔 카페스톨이라는 기름막(크레마)이 있다. 다양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카페스톨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린다.  /사진=유튜브 캡처
고온압착으로 뽑아낸 에스프레소엔 카페스톨이라는 기름막(크레마)이 있다. 다양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카페스톨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린다. /사진=유튜브 캡처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캘린더성 뉴스 때문에 때론 필요 이상의 확신을 가질 때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커피나 아스피린, 와인이다. 결론은 대부분 비슷하다. 적당히 먹으면 심혈관 질환에 좋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최근에는 하루 1.5~3.5잔 정도의 커피에는 설탕을 조금 타서 마시더라도 사망률을 30% 정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는 뉴스를 실었다. 이렇게만 보면 커피는 설탕의 죄의식까지 덜어내는 너무나 착한 음식임을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온갖 커피를 단계별로 모두 거쳤다. 달달한 믹스커피로 시작해 내리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풍미를 놓칠 수 없어 핸드드립의 유혹에 빠졌다가 스타벅스 같은 브랜드 매장의 탄생으로 에스프레소라는 커피 본연의 맛에 취했고 아직 취하는 중이다. 간혹 캡슐 커피의 재미에 빠지기도 하고 더치 커피의 호기심에 끌리기도 했으나 자동차 튜닝의 끝이 순정이듯, 커피도 에스프레소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지난 20여년을 에스프레소, 정확히 말하면 에스프레스에 뜨거운 물을 넣은 아메리카노에 빠져 살았다. 그리고 마실 때마다 들려오는 소식 중 설탕을 넣거나 생크림을 얹은 커피 음료(카페라테 등) 말고 아메리카노 계열만이 건강에 더 도움 된다는 뉴스는 이 커피를 놓칠 수 없는 필연의 이유로 작용하기도 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사랑이 넘쳐 더운 여름에도, 목이 마를 때도 메뉴는 늘 한결같았다. 십센치의 노래 '아메리카노'만 들어도 어깨를 들썩거리며 "좋아, 좋아~"를 따라불렀다.

거름종이를 이용한 핸드드립 커피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는 카페스톨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거름종이를 이용한 핸드드립 커피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는 카페스톨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몸에 좋은 아메리카노를 그렇게 자주 마셨지만, 건강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해가 가지 않은 수치는 콜레스테롤이었다. 3년 전쯤 건강 기록에는 총콜레스테롤 258mg/dL 중 소위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181mg/dL이나 됐다. 피자나 햄버거, 치킨 같은 튀긴 음식은 거의 입에 대지도 않는데, 이런 기록적 수치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가족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 시리즈 지난 편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던 대목이다.

이것저것 살펴보다 콜레스테롤의 주범이 그토록 사랑하던 아메리카노에 있다는 사실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아니, 설탕도 우유도 생크림도 심지어 얼음도 넣지 않은 그 순수한 아메리카노?

전문가들이 각종 유수 연구논문을 통해 밝힌 결과에 따르면 강한 압착으로 만들어낸 에스프레소에 생성된 크레마(크림)의 기름막(카페스톨)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는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팀이 하루 평균 6잔 커피를 섭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도 나쁜 콜레스테롤은 증가했고, 네덜란드 보건과학연구소가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4주간 하루 5잔의 커피를 마시게 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남자는 8%, 여자는 10% 나쁜 콜레스테롤이 증가했다.

커피 한잔에 카페스톨 4mg이 들어있는데, 이것이 콜레스테롤 수치 1%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베일러 의대 연구팀은 "카페스톨은 인간이 먹는 음식 중 가장 강력한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는 물질"이라고 결론 내렸다. 카페스톨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이유로는 지방 대사와 관련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지방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간에서 만든 콜레스테롤을 이용해 담즙산을 합성해야 하는데, 카페스톨이 이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럼 커피는 먹고 싶은데, 콜레스테롤을 높이지 않게 먹는 방법은 없을까. 카페스톨을 최대한 제거하는 방법은 없을까. 에스프레소 머신은 고온압착 방식으로 짜내기 때문에 커피의 풍미를 결정하는 카페스톨 생성을 막을 수 없다. 콜레스테롤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방식은 알멩이로만 구성된 인스턴트 커피다. 건강만을 고집한다면 이 방식을 따라야 하지만, '맛'도 '건강'도 동시에 잡고 싶다면 그나마 유력한 방식은 '핸드드립'이다. 이는 거름종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카페스톨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에스프레스보다 풍미가 떨어질 수 있으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이 방법이 차선책으로 권고된다.

/사진=유튜브 캡처
/사진=유튜브 캡처

여기까지 이해하고 지난 3개월간 에스프레소를 버리고 드립을 선택했다. 스타벅스에 가면 드립으로 나온 '오늘의 커피'만을 주문했다. 아메리카노 고유의 풍미가 그리워 미칠 때도 있지만, 하루 이틀 적응하다 보니 드립도 나름 입안 곳곳을 간지럽혔다.

3개월이 지나고 당뇨 검사 및 혈관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당뇨는 지난번 수치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나쁜) 콜레스테롤은 71mg/dL로 확 떨어졌다. 물론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의 병행 등 그간의 달라진 생활 습관이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몇 달 만에 금세 떨어지는 것은 커피 변화를 말하지 않고는 쉽게 설명되는 부분이 아니었다.

지난 2018년 핀란드에 출장 갔을 때, 많은 이들이 커피를 마시는 걸 보고 (인구가) 적은 나라인데도 마니아층이 두텁다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세계에서 가장 많이 커피를 소비하는 국가였다. 하지만 심혈관계 질환 역시 가장 많은 나라도 핀란드였다. 카페스톨과의 관계를 원인으로 지목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안 마시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살거나 더 건강하거나 심혈관계 질환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해묵은 뉴스를 부인할 생각은 없다. 다만 커피를 어떻게 마시느냐는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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