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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이 의심스러울 땐[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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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8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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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현지시간) 방치돼있던 테슬라 모델 S 승용차가 자동 발화하는 사고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충돌 사고가 있은 후 몇 주 뒤 일어난 일이다. 화재 진압 과정에 배터리가 계속 재점화되면서 땅에 구덩이를 파고 물을 채워 사고 차량을 통째로 침수시키고서야 불을 끌 수 있었다. 지난 4일 밤 부산에서는 전기차 아이오닉5가 톨게이트 충격흡수대를 들이받은 후 화재가 발생, 운전자 등 2명이 숨졌다. 직접적인 사인은 졸음운전이라는 전문가의 견해가 나오기도 했지만, 충돌 후 불이 순식간에 번지고 화재 진화에 7시간이나 걸리면서 전기차의 화재 위험성을 환기 시키는 사례가 됐다.

탄소 배출이 적은 전기차 보급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여러 걱정도 따른다. 우선, 화재 위험이다. 업계에선 전기차가 내연차에 비해 화재 시 불을 끄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화재 발생률 자체는 높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미국의 보험 서비스 제공업체인 'Auto insurance EZ'에 따르면 전기차 10만 대당 화재 건수는 25.1대로 1526.9대로 집계된 내연기관차의 25분의 1 수준이다.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소재 가격 상승도 전기차 대중화에 걸림돌로 거론된다. 배터리 가격이 올라가면 당분간 내연차와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전기차가 곧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될 거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그대로 내뿜는 내연차에 계속 의존할 수는 없는 탓이다.

# 다른 친환경차인 수소차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나온다. 아이오닉5 EV6 등 전기차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상대적으로 수소차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의구심에서다. 현대차의 수소차 핵심 기술 고도화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관측도 꾸준히 나온다. 그럼에도 수소차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수소차는 탈탄소 측면과 상용차,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수소 선박 등 수소연료전지의 활용도 면에서 전기차 대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 그룹의 수소차 육성 의지도 변함이 없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4월 뉴욕 특파원 간담회에서 "수소차는 원하는 목표가 있지만 달성이 조금 딜레이 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최대한 당겨서 하려고 하고 있다. 조금 에러가 있는 부분을 수정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 지난달 23~27일 대구에서 열린 '2022 세계가스총회(WGC 2022)'에선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발등의 불이 된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방향의 충돌 가능성이 화두였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와중에 전쟁으로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춰 가기로 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다. 그러나 탈탄소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란 게 다수 에너지 기업들의 진단이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유럽 최대 석유회사 쉘의 스티브 힐 부사장은 "가스산업은 현재 탈탄소화, 가격안정, 공급 안전성 등 여러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탈탄소화에는 많은 비용이 소모되겠으나 장기적으로 탈탄소화가 우선순위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큰 목표, 장기 프로젝트일수록 많은 변수와 우여곡절이 있기 마련이다. 2050년을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은 말할 것도 없다. 지구촌 모든 국가, 모든 산업이 힘을 합쳐야 이룰 수 있는 거대한 도전이다. 대한민국의 탄소중립 정책도 수많은 위기가 있을 것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 전기 요금 인상, 산업 경쟁력 저하,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 등등. 하나하나 현실에 기반을 두고 전략적이고 냉철한 대응이 필요하다.
현안 대응 만큼 중요한 것은 큰 방향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만절필동(萬折必東), 황하가 수없이 꺾여도 결국 동쪽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기후 위기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한 인류의 탄소중립 노력 역시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이 의심스러울 땐[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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