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자녀 열명 중 넷은 청소년..학령기 맞춤 교육 절실

다문화가족 결혼이민자·귀화자의 연령대 및 국내거주기간 /자료제공=여성가족부

우리나라 다문화가족 중 15년 이상 거주자가 2015년 20.6%에서 지난해 39.9%로 증가했다. 장기거주로 한국 생활 적응도는 높아졌지만, 고등교육기관에 취학하는 비율이 전국 국민에 비해 크게 떨어져 학령기 맞춤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전국 다문화가족 1만55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27일 발표했다.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는 '다문화가족지원법' 제4조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조사다. 직전 조사는 2018년 이뤄졌다.


가구현황을 살펴보면 조사의 대상이 되는 다문화가구는 전체 34만6017가구이며, 결혼이민자 가구가 82.4%(28만 5005가구), 기타귀화자 가구가 17.6%(6만1012가구)였다. 수도권 거주는 56.1%로 2018년(55.6%) 대비 0.5%포인트(p) 증가했다.

다문화가구의 평균 가구원 수는 2.82명, 평균 자녀수는 0.88명이었다. 가족 구성은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35.5%)이 가장 많고, 부부가구(30%), 한부모가족(10.9%), 1인 가구(8.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5년 이상 거주자가 39.9%로 2018년 대비 12.3%p 늘어 장기 정착자가 증가했다. 장기거주로 인해 부부 사이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부부간 문화적 차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2.4%로 2018년과 비교했을 때 3.5%포인트 감소했다.


부부관계의 만족도도 4.35점으로 소폭(0.04점) 높아졌고,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은 1시간 이상이 70.7%로 9.2%p 증가했다. 부부 간 갈등 역시 46.3%로 15.5%p 감소했다.

다문화가구의 자녀의 연령 /자료제공=여성가족부

다문화가구의 주된 어려움으로는 언어문제(22.9%)가 꼽혔다. 이어 경제적 어려움(21%), 외로움(19.6%) 순이었다. 한국생활에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37.9%로 2018년(29.9%)보다 8%p 증가해 한국생활 적응도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은 경험 역시 16.3%로 2015년 40.7%, 2018년 30.9%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아울러 장기정착자 증가에 따른 청소년층 진입이 늘면서 다문화가구의 만 9~24세 비율이 43.9%로 2018년 대비 8.3%p 증가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 해당하는 만 9~11세(17.9%) 비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는 중학교 학령기인 만 12~14세(13.5%), 고등학교 학령기인 만 15~17세(6.2%), 만 18~24세(6.3%)로 조사됐다.

다만 고등교육기관에 취학하는 비율은 전체 국민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초등학교 진학률은 95.3%로 전체 국민(98.4%)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으나 고등교육기관은 40.5%에 그쳐 전체 국민(71.5)보다 31%p나 낮았다. 자녀들의 다문화가족으로서의 자긍심도 3.38점, 자아존중감은 3.63점으로 2018년 3.28점, 3.87점에 비해 하락했다.

김현숙 여가부장관은 "다문화가족 자녀가 차별 받지 않고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정과제로 '다문화가족 자녀 맞춤형 지원체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발굴해 현재 수립 중인 4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에 담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