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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잃어버린 '반도체 왕좌' 되찾고 싶어도…"일할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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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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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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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10년간 새 기술자 3만5000명 필요"…
2030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0% 우려 속,
日 반도체 관련 종사자 11년간 37% 줄어들어,
대학 전공자들도 금융·정보기술 업체 취직 선호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일본 정부가 한국·중국·대만 등에 빼앗긴 세계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되찾고자 관련 법까지 만들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자국 반도체 산업의 몰락 원인인 '인력난'을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한 겉핥기 대응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시바에서 소니까지 일본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정부의 반도체 산업 부활 추진이 기술자 부족 문제에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한다"며 "이들은 현재 일본 반도체 산업의 최대 문제는 공급난이 아닌 '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경제안보법 입법화를 통해 반도체 등을 특정안보 중요물자로 지정하고, 공급 상황 감시하는 등 안정적 조달을 위한 정부의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공급보다 인재 문제를 더 시급하게 본다는 것이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는 지난달 경제산업성에 보낸 호소문에서 "2025~2030년 5년이란 시간은 일본 반도체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제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 마지막이자 가장 큰 기회"라며 반도체 관련 숙련된 기술자 확보 중요성을 강조했다. JEITA는 "혁신적인 반도체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충분한 인재 확보가 (반도체 산업 부활의) 핵심"이라며 "(일본 내) 8개 대형 제조업체가 향후 10년 안에 약 3만5000명의 숙련된 반도체 전문기술자를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후반 일본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생산량 확대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 결과 1988년 일본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50.3%를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지원 축소 등 관련 정책 실패로 한국·대만·중국 등에 시장 주도권을 조금씩 빼앗기기 시작했고, 결국 2019년 시장 점유율은 10%까지 추락했다.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일본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2030년엔 '제로(0)'에 가까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시장 점유율 하락은 산업 성장률 둔화, 대규모 인력 이탈로 이어졌다. 특히 JEITA 반도체 정책 제안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일본 도쿄과학대의 와카바야시 히데키 교수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이뤄진 기술자들의 대량 해고가 현재 반도체 산업 인력난의 시발점이 됐다며 "(우리는) 반도체가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가장 큰 부족한 것은 바로 기술자"라고 말했다.

일본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 르세사스 공장 근로자들 /AFPBBNews=뉴스1
일본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 르세사스 공장 근로자들 /AFPBBNews=뉴스1
일본 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부품·장치 및 회로분야 등 반도체 관련 25~44세 근로자 수는 24만명으로, 11년 전인 2010년의 38만명에서 37%가량 줄었다.

카즈마 이노우예 리쿠르트 컨설턴트는 FT에 "2010년 중반까지 세계 반도체 산업 규모가 두 배가량 커졌음에도, 일본은 투자와 고용측면에서 세계 다른 국가와 차이를 보여왔다"며 "도시바, 소니 등 대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지원에도 현재 일본 내 반도체 전문 인력을 찾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JEITA TF 팀원인 키옥시아(플래시메모리 제조업체)의 미쓰이 토요키 매니저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매력이 사라진 지 꽤 오래됐다. 요즘 대학에서 반도체를 공부하는 학생들도 (졸업 후) 금융기관이나 정보기술(IT) 회사에 입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바의 한 관계자도 "과학 관련 공부를 하는 일본인 학생 대부분은 반도체가 아닌 IT에 더 관심이 많다"며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계가) 최고의 기술자(영입)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일본도 (숙련된 기술자 영입에 대한) 경쟁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량 확보를 위한 일본 정부의 대만 TSMC 생산공장 유치도 인력난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현재 소니, 덴소와 함께 일본 남부 규수 구마모토에 86억달러(약 11조725억원) 규모의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일본 정부는 TSMC 구마모토 신공장 설립으로 17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자국 반도체 산업은 물론 현지 지역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최대 4760억엔(약 4조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마모토 공장에서 생산되는 22~28나노미터(㎚·1㎚=10억분의 1m) 반도체에는 10년 전 기술이 사용된다. 또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는 기술자 약 300명이 일본으로 건너오는 대만 기술자인 점을 고려해 구마모토 신공장 설립이 일본 반도체 산업 기술자 양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비판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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