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 흡입형 치료제 개발 중단…"사업성 부족"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 (179,500원 ▲800 +0.45%)이 개발 중인 코로나19(COVID-19) 흡입형 칵테일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중단한다. 엔데믹(풍토병화) 국면 전환에 투자 대비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한 항체 발굴·평가 등의 연구활동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8일 셀트리온은 오미크론 변이 이후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코로나19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치료제 개발 전략을 변경,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임상 및 상업화 준비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셀트리온은 흡입형 항체치료제의 임상 1상을 완료하고, 후보물질 'CT-P63'을 추가한 흡입형 칵테일 코로나19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을 일부 국가에서 승인 받는 등 치료제 개발 절차를 밟으며 관련 기술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전세계 확산과 백신처방 확대로 풍토병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요구하는 임상 3상 환자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고 있어 사업 타당성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규제기관들은 본격적인 엔데믹 진입에 발맞춰 긴급승인과 같은 '패스트트랙' 절차를 지양하는 등 임상 환경 기준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일부 글로벌 제약사들이 최근 표준 위험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서 병원성 약화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규제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이번 개발 잠정 중단 이후 팬데믹 초기부터 구축해온 코로나19 대응 칵테일 후보항체 관리 및 연구는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또 광범위한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연구 및 평가는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축적한 신약 개발 노하우와 플랫폼 기술 경험은 필요시 즉시 투입해 의약품 개발과 상용화를 빠르게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동시에 향후 팬데믹에 대비할 수 있는 mRNA 백신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개발 플랫폼 연구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중·저소득 국가의 치료제 접근성 확대를 위해 그룹차원에서 확보한 제네릭 라이선스에 따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공급 목표 시기는 내년 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제형 변경에 대한 안전성과 신규 플랫폼 적용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플랫폼 기술 확보를 위한 다른 기업과의 협업은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신속히 치료제 개발에 착수해 국내 첫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약 1년 만에 항체를 발굴,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허가 및 유럽의약청(EMA)의 긴급사용승인 권고를 획득했다. 지난해 9월과 11월에는 각각 식약처와 EMA로부터 정식품목허가를 승인 받았다. 렉키로나는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필요한 중요 의약품 목록으로 채택된 바 있다.

셀트리온은 5월 기준 39개국가로부터 렉키로나의 허가 승인을 완료했으며, 국내 환자 5만2000여명에 투약되며 중증환자 발생률 감소에 기여해왔다. 올해 초엔 유럽 일부 국가에 총 22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임상 3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는 등 임상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엔 루마니아 국립의약품의료기기청으로부터 코로나19 칵테일 흡입형 항체 치료제의 임상 3상을 승인 받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하고 국내외에 공급하는 등 글로벌 팬데믹 극복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왔으나,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확산으로 인한 치료제 임상·허가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엔데믹 전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적 환경변화를 주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방향을 재정비하고, 현재 임상 및 허가를 앞두고 있는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개발에 매진해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발전과 기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