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신입생 모집 실적따라 교수 연봉 삭감 정당"

/사진=뉴스1

신입생 모집실적을 평가기준으로 보수를 지급한 사립대의 교원성과연봉제 규정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김재형)는 김모씨가 한영대 학교법인 봉헌학원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신입생 모집실적만을 평가기준으로 성과임금을 정했다고 해서 관련 법령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잃고 사립학교의 권리를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입생 충원은 사립대 유지·존립과 직결되는 중요 문제"라며 "신입생 충원 실패는 학과 폐지나 통폐합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 사립대 교원 지위나 신분보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신입생 모집 등 업무 참여는 교원 본연의 업무수행을 위해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부수적 업무에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영대 부교수였던 김씨는 매년 연봉계약을 체결하다 2016년 학과가 폐지되며 면직됐다. 한영대는 2012년부터 재정 부족으로 교직원 성과연봉계약제를 도입했는데, A씨는 이 연봉제가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했다며 성과연봉제 시행 전 임금을 적용해 차액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신입생 모집실적만을 평가기준으로 삼아 임금을 정하는 건 위법이라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1심과 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2심은 "신입생 모집은 교원의 직접적인 업무라고 보기 어렵고 교원의 성과임금이 신입생 모집률만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 교원이 신입생 모집 활동에 집중하도록 유도해 오히려 교원의 본질적 업무인 학생교육·학생지도·학문연구 등에 소홀히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이어 "신입생 충원률만으로 사립학교 교원의 성과임금을 정하는 것은 사립학교의 자율성의 한계를 일탈하여 옛 고등교육법 제15조 제2항에 위반한 것으로 무효로 봐야 한다"며 학교법인이 A씨에게 1434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사립대의 재정상태, 교원들의 보수 수준 등 구체적 사정을 살펴보면 신입생 모집실적만을 평가기준으로 해 성과임금을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교원의 보수 결정에 관한 사립학교의 권리를 남용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구체적 사정을 심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연봉제를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은 잘못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