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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는 회장이 없다, 왜? 현미경 접고 망원경 잡은 구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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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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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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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LG그룹을 이끄는 구광모 ㈜LG 대표가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촉매를 활용해 탄소를 저감하는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LG
LG그룹을 이끄는 구광모 ㈜LG 대표가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촉매를 활용해 탄소를 저감하는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LG
LG그룹에는 '회장'이 없다. 구광모 회장이 스스로 그룹 회장이라는 타이틀 대신 지주사 대표라는 호칭을 주문하면서 회장이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2018년 6월 취임하면서 임직원들에게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여전히 그룹 밖에서는 구광모 회장이라는 표현이 익숙하지만 사내에서는 '구 대표'가 더 일반적이다.)

당시엔 부친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상무에서 회장으로 직행한 구 대표가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거리감 있는 호칭을 내려놨다는 평가가 많았다. 구 대표가 임원들과 마주할 때 깊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는 뒷얘기와 함께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표라는 호칭을 겸손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받아들였다.

사실 그땐 회장이니 대표니 하는 호칭을 곱씹을 상황이 아니기도 했다. 예상보다 빨리 시작된 40대 총수 시대에 대한 불안감이 짙은 시기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금의 LG를 만든 선대 회장의 그림자도 여전히 컸던 때다. 이제껏 LG 총수가 왜 대표라는 호칭을 고집하는지를 두고 이렇다 할 뒷얘기가 이어지지 않았던 것도 이런 비상한 속사정과 무관치 않다.

4년이 흐른 지금 시점에선 '회장 대신 대표'가 단순히 겸손의 리더십만은 아니었다는 점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실제로 지주사 대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이어왔다. 여느 그룹 총수처럼 특정 사업에 대한 메시지를 내고 경영 전반에서 전권을 휘두르기보다 한발짝 떨어져 계열사 CEO(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을 존중하면서 사업포트폴리오 관리와 인재 발굴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그룹 안팎에서도 LG가 선대 회장 별세 당시의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4년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배경으로 구 대표의 이런 리더십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LG그룹 매출은 구 대표 취임 직전 해인 2017년 127조원에서 지난해 147조원으로 15%, 상장 계열사(61개사)의 시가총액은 구 대표가 취임한 2018년 6월29일 93조원에서 올해 6월27일 기준 196조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미 CEO와 회장, 지주사 대표의 역할 분담이 흔하다. 구글의 사업 전략을 짰던 순다 피차이 CEO가 2019년 지주사 알파벳 대표를 맡은 뒤 미래 투자의 큰 그림에 더 집중한 게 대표적이다. 통신장비업체 에릭슨과 코로나19 백신 제약사로 널리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를 거느린 인베스터AB의 제이콥 발렌베리 이사회 의장 역시 지주사 대표로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인재 발굴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는다.

'대표 리더십'에 집중하는 구광모 대표의 안팎 여건이 물론 녹록진 않다. 기업과 기업 총수를 동일인으로 규정한 제도나 기업과 총수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인식이 여전히 만만찮은 난관이다. 4년 전엔 어떤 의미인지 아무도 신경 쓰지 못했던 구 대표의 경영철학이 국내 기업사(史)에서 또다른 혁신의 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낙숫물은 단단한 바위를 뚫는다고 했다. 구 대표의 새로운 길이, 그 뚝심이 새 역사를 만들어가길, LG가 LG일 수 있는 이유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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