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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실패한 2030의 잇단 극단선택…전문가 "이건 '사회적 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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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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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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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미국 증시가 내리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스1
비트코인이 미국 증시가 내리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스1
가상화폐와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회생 등 주식·코인 투자 실패의 아픔을 딛고 재기하도록 돕는 제도를 찾을 것을 조언한다.

경찰은 지난 29일 전남 완도 해상에서 인양한 차 안에서 조유나양(10) 일가족 3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조양의 부모(30대)가 인터넷에서 수면제·가상화폐 루나 코인을 검색한 정황 등을 볼 때 사고사가 아닌 의도적인 죽음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양 부모가 검색한 루나 코인은 지난달 일주일새 가격이 97% 이상 대폭락했고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루나 코인을 상장 폐지했다.

지난 27일에도 회삿돈 약 70억원을 횡령한 농협직원 A씨(32)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기도 했다. A씨는 횡령한 금액 중 상당액을 암호화폐에 투자했다. A씨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주변에 보내자 지인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한 상태였다. 지난 27일 A씨는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 체포됐으며, A씨의 차량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지난달 서울 관악구 한 원룸에서는 취업실패와 코인투자 실패가 반복되며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29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경북 영주 가흥동에서 한 공장에서 이 회사 직원인 B씨(29)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겼다. 그는 평소 주식과 비트코인 등에 투자해 많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여유자금을 투자하는 40~60대와 달리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비중이 높은 2030세대의 경우 투자 실패에 따른 심리적 충격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2030세대는 고연령층에 비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자주 접속하고 사회적 활동이 활발하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쉬운 환경에 놓여있다.
비트코인이 미국 증시가 내리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트코인이 미국 증시가 내리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이같은 극단 선택의 원인을 개인의 투자 실패에서만 찾아선 안 된다고 말한다.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은 "최근 노인 자살은 줄어들고 2030세대의 자살은 늘고 있다"며 "대학 졸업자가 취직하기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자구책으로 투자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자살이라는 말보다는 사회적 타살이라는 단어가 적합하다"고 했다.

황 이사장은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내국인), 동학개미를 탓하거나 비트코인 투자 실패를 개인의 귀책사유로 볼게 아니라 왜 그들이 영끌을 하게 됐는지,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지 범부처적, 전국민적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해결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주식·코인 등 투자로 손실을 보더라도 개인회생 제도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홍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명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완도 사건 같은 경우에도 사실 파산신고를 하면 사회적으로 받을 수 있는 지원들이 있었다"며 "대다수가 그런 제도를 모르고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극단적인 선택만 있는 게 아니라 재기를 돕는 사회적 제도가 있다는 걸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법원은 오는 7월부터 개인회생 변제금에서 주식·코인 투자손실금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개인회생은 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3년간 일정 금액(변제금)을 갚으면 남은 채무를 줄여주는 제도다. 변제금은 개인회생 신청자가 앞으로 갚아야 할 총금액을 말한다.

지난 28일 서울회생법원은 주식·코인 투자 손실을 본 채무자들이 개인회생 신청을 할 때 변제금 총액에 손실금 액수나 규모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실무준칙을 제정했다. 새 실무준칙은 오는 1일부터 적용된다.

예를 들어 채무자가 코인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가 900만원의 손실을 보고 현재 100만원이 남아있다면, 새 실무준칙에 따라 변제금을 정할 때 채무자 현 재산을 100만원으로 계산한다.

법원 관계자는 "개선을 통해 주식·코인 투자 실패로 경제적 고통을 받는 20~30대 채무자의 경제 활동 복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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