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관련 아무것도 쓰지마"…태권도장에 경고 날린 DC코믹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사진=DC코믹스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 슈퍼맨과 배트맨 등 저작권을 가진 미국 만화 출판사 DC코믹스가 국내 일부 태권도장을 상대로 '슈퍼맨' 상호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머니투데이 취재 결과 경상도 등 지역에서 '슈퍼맨'이란 상호를 쓰는 태권도장이 최근 DC코믹스로부터 자사 저작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DC코믹스 측이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지난 22일쯤이다. 부정경쟁방지법을 거론하며 슈퍼맨 저작권이 들어간 물품을 모두 폐기하고 슈퍼맨이라는 단어도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상호를 바꾸고 저작물을 폐기하는데 준 유예 기간은 두 달이다.

태권도장을 7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관장 A씨는 "지난주에 내용증명을 받았다"며 "내용대로 슈퍼맨 로고가 들어간 도복과 가방 등 모든 물품을 폐기하는 게 맞는데 비용 때문에 고민스럽다"고 했다.

이어 "간판부터 차량 랩핑, 도복 등 바꿔야 할 게 많다"며 "비용이 700~800만원 정도 들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장 B씨도 "로고가 들어간 블로그 글을 내리는 등 저작권 침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걱정"이라고 했다.

관장들은 저작권 침해를 인정해 관련 물품 폐기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상호까지 바꾸라고 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슈퍼맨'이 들어간 상호를 바꾸고 유사한 단어도 쓰지 말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좀 억지스럽다"며 "지역에서 오래 운영했던 만큼 상호만큼은 유지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B씨도 "슈퍼맨 로고 등이 들어간 것을 폐기하는 건 맞지만 단어를 쓸 수 없도록 한한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상호를 바꾸는 것은 그동안에 쌓아온 도장 이미지를 비롯해 아이들이 받은 품증도 모두 사라지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협의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도 없다. 전화해 물으니 '그냥 바꾸세요'라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슈퍼맨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란 일반 명사로 분류돼 있다.

한편 국내에 슈퍼맨 상호를 내건 태권도장은 경상도 지역에만 13곳 정도가 있다. 이중 내용증명을 받은 도장은 4곳으로 확인됐으며 다른 도장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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