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빈차로 돌아가던 택시 2300대...이 기술로 손님 태웠다

서울 종각역 부근에서 택시들이 운행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심야 택시 대란이 장기화된 가운데, 알고리즘을 활용한 배차 시스템이 택시 공급을 실제로 늘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타다를 운영하는 VCNC는 지난 5월 초부터 약 2달간 '퇴근 콜'을 운영한 결과 2300건의 택시 콜을 추가로 운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퇴근 콜로 발생한 매출은 6800만원 규모다. 퇴근 콜 1건당 평균 3만원을 추가로 벌 수 있었다. 지난 28일 기준 퇴근 콜의 누적 이동 거리는 2만 9153㎞에 달한다.


퇴근 콜은 타다 드라이버가 운행을 마치고 귀가할 때 집 방향으로 가는 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타다의 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넥스트'와 '타다 플러스'에 적용됐다. 택시 기사들은 귀갓길과 반대방향 또는 다른 지역까지 넘어가는 콜을 배차받지 않기 위해 일반적으로 퇴근 30분에서 1시간 전부터 미리 영업을 종료한다.

타다는 이런 심리적 부담으로 수익을 포기하고 빈 차를 굴려야 하는 드라이버의 손해를 막기 위해 퇴근 콜을 개발했다. 그 결과 택시 기사들은 빈 차가 아닌, 3만원의 추가 매출과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최근 배차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배차 시스템을 개선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몇 년간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를 대상으로 '차고지 배차' 시스템을 운영했다. 그러나 기존 차고지 배차가 명확하지 않고 다른 곳을 돌아간다는 이유로 기사들의 이용빈도가 낮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장 의견을 참고해 운행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행정 구역 단위를 기준으로 퇴근 지역을 설정하게 했다
한 카카오T블루 기사는 "기존에는 엉뚱한 배차로 오히려 퇴근을 방해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드라이버 앱이 개편되면서 확실하게 퇴근을 도와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가 플랫폼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긍정적인 사례라고 강조한다. 타다금지법이나 카카오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 등 규제 일변도로 플랫폼을 대할 것이 아니라 종사자나 소비자 편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우리 사회가 기업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규제를 설계하는데, 신뢰를 기반으로 전환이 필요하지 않냐"며 "장단점이나 비용 편익을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하는 식의 전체 소비자 편익이나 경제 사회적으로 합리적인 사고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