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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IT주 안 샀던 그가 말하는 "삶이 불행해지는 법" [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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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2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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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멍거의 투자철학 ⑩

[편집자주] 대가들의 투자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법을 탐색해 봅니다. 먼저 찰리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Poor Charlie's Almanack)을 통해 멍거의 투자철학을 살펴봅니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사진=로이터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사진=로이터
올해 98살인 찰리 멍거는 지금도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멍거가 모은 재산도 약 3조원에 달한다. 아마 부와 장수를 멍거만큼 동시에 거머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주식투자를 통해서 모든 사람이 선망하는 재력뿐 아니라 장수까지 맘껏 누린 멍거는 부와 행복을 어떻게 생각할까?

우선 멍거는 종이쪼가리(주식)를 구매함으로써 부유해지는 것이 인생에 있어 성공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실패한 인생이라고 일갈한다. 인생에는 재산을 모으는 데 능한 것보다 더 중요한 뭔가가 있다는 말이다.

멍거는 인생과 사업에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피해야 할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멍거가 1986년 6월 13일 하버드 웨스트레이크스쿨(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한 연설이 유명하다.



어떻게 불행한 인생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이날 멍거는 '어떻게 불행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How to Guarantee Misery)라는 역설적인 주제를 통해서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인가를 다뤘다.

먼저, 멍거가 말한 불행해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못 믿을 사람이 되고 약속을 지키지 마라. 멍거는 이 습관만 제대로 익히면 아무리 다른 장점이 많아도 불행해질 수 있다고 장담했다. 대신 멍거는 이 방법을 따르지 않는다면 불행해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학시절 룸메이트를 예로 들었다.

룸메이트는 가정형편이 안 좋았고 심각한 난독증이 있었지만, 멍거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었다. 그는 나중에 수십억 달러 규모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됐으며 훌륭한 아내 및 자녀와 함께 멋진 인생을 누렸다.

두 번째, 자신의 경험으로부터만 배우고 남들의 온갖 경험으로부터는 절대 배우지 마라. 부진한 실적과 불행을 불러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 똑똑한 대학생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 판단력을 상실하는 것, 전임자들의 실수를 반복하다 파산하는 기업 등 사람들이 겪는 끔찍한 불행은 대부분 이유가 유사하다.

남들의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않는 방법에는 그들의 실패뿐 아니라 성과로부터 배우지 않는 것도 포함되는데, 이것을 지키지 않아서 '불행해지는 데 실패한' 사례가 하나 있다.

해석기하학에서 부진했는데도 앞서간 사람들의 성과를 부지런히 배운 한 사람이다. 그의 연구가 세상으로부터 주목받게 되자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멀리 볼 수 있었다면,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다.

세 번째, 살면서 참패하여 좌절할 때마다 주저앉아 더 망가져라. 우리는 살면서 많은 역경을 겪게 되는데, 이 방법을 사용하면 운 좋은 사람들도 불행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멍거는 고대 그리스의 스토아학파 철학자 에픽테토스가 자신의 비문에 남긴 글에서도 절대 교훈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비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지극히 가난한 절름발이 노예였지만 신들로부터 사랑받은 에픽테토스, 여기 잠들다."

사실 멍거가 위에서 말한 3가지를 거꾸로 하면 불행해지려고 아무리 애써도 불행해지기 어려울 것이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이 (더 빨리) 부자가 돼도 부러워하지 마라


2020년 3월 코로나 19로 증시가 급락했다가 크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주식, 코인투자로 큰 돈을 번 사람이 많아지면서 많은 돈을 벌어 일찍 은퇴하는 파이어(FIRE) 족에 관한 뉴스가 급증했다. 너도 나도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재테크에 몰두하기 시작했는데, 일찍이 멍거는 이들에게 유용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만약 어떤 사람이 이미 충분히 부유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더 빨리 부자가 돼도(예를 들면 성장주에 투자해 갑부가 되는 것) 부러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누군가는 항상 자신보다 더 빨리 부자가 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비극이 아니라는 말이다.

멍거가 예로 든 건 소로스 펀드를 운영하던 스탠리 드러켄밀러다. 조지 소로스는 연평균 약 30%의 수익률을 올리던 드러켄밀러를 소로스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로 영입했다. 드러켄밀러는 소로스와 같이 1992년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서 10억 달러 넘는 수익을 올릴 만큼 치밀한 투자자였다.

그런데 드러켄밀러는 항상 최고였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이 기술주에 투자해서 자신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걸 보고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드러켄밀러는 닷컴버블 정점에서 기술주를 매수했고 2000년 3월 나스닥이 폭락하기 시작하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반면 멍거는 다른 사람들이 기술주 투자를 통해 돈 버는 게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2000년 3월 나스닥이 폭락하기 전 버크셔 해서웨이의 수익률은 바닥을 맴돌았고, 버핏과 멍거는 시대의 변화를 못 쫓아가는 한물간 투자자라는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닷컴버블이 꺼지자 버핏과 멍거의 가치투자는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멍거처럼 되기 위해서는?


한 젊은 주주가 멍거에게 어떻게 하면 멍거가 걸어온 길을 따라갈 수 있는지 묻자, 멍거가 아래와 같은 말로 청중을 뒤흔들어 놓은 적이 있다.

"우리는 전도유망한 젊은이들로부터 이런 질문들을 많이 받습니다. 아주 영리한 질문입니다. 부자인 노인을 보고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될 수 있을까요?'라고. '그것도 더 빨리'라고 물어보다니…."

곧이어 멍거는 "날마다 일어났을 때보다 좀 더 현명해지기 위해 노력하세요. 자신의 의무를 충실하게 잘 수행하세요. 그러면 빨리는 아니더라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라는 우직하면서도 사실적인 답변을 건넸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아니었지만, 멍거가 줄곧 강조하는 건 독서다. 멍거는 자신이 살면서 만난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면서 독서와 지식의 상관성을 강조한다. 또한 버핏과 자신이 얼마나 많이 읽는지 알면 다들 놀랄 것이라고 말한다.

멍거는 얼마나 많이 읽을까. 2017년 데일리저널 주주총회에서, 멍거는 아침마다 3~4개 신문을 읽고 항상 두세 권의 읽을 책을 가지고 다닌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 참석자가 어떤 신문인지 물어보자, 멍거는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즈, 파이낸셜타임즈, LA타임즈를 읽는다고 대답했다.

워런 버핏 역시 소문난 독서광으로 하루 5~6시간씩 책을 읽는다고 알려져 있다. 2000년 버핏이 컬럼비아대 MBA학생들에게 강연을 할 때다. 한 학생이 투자업계에서 일하기 위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묻자, 버핏은 두꺼운 서류철을 가리키며 이런 자료를 날마다 500페이지씩 읽으라고 조언했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한 걸음씩 꾸준히 나아가고 많이 읽는 것."

이것이 이 시대의 현인 멍거가 주는 충고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성공하는 인생을 위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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