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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에 10번 얘기했는데"...정치에 휘둘리는 전기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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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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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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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反시장 에너지 포퓰리즘③

[편집자주] 돈을 많이 번다는 이유로 세금을 더 물리고, 가격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가격에 상한선을 정하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한달여 사이 국회와 정부에서 나온 정책들이다. '자유'를 표방한 정권이 출범한 뒤 반(反)시장적 포퓰리즘 정책들이 쏟아지는 역설적 상황이다. 에너지 인플레이션 시대를 헤쳐갈 다른 해법은 없을까.
(서울=뉴스1) = 정승일 한국전력 대표이사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전력 아트센터에서 열린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글로벌 연료가격 급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촉발된 엄중한 경영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한국전력 제공) 2022.5.18/뉴스1
(서울=뉴스1) = 정승일 한국전력 대표이사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전력 아트센터에서 열린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글로벌 연료가격 급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촉발된 엄중한 경영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한국전력 제공) 2022.5.18/뉴스1
정부가 이달부터 적용되는 3분기 전기요금 조정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5.0원 인상했다. 국제유가가 급등락할때 마다 같이 널뛰던 한전의 실적을 보정하기 위해 문재인정부 시절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분기당 3.0원의 인상만 가능했지만, 한전의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이 현실화되자 임시방편으로 연간 상한액 한도(±5.0원)를 끌어다 쓴 것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 추가적인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하더라도 추가적인 전기요금 조정단가 인상은 불가능해졌다. 결국 총괄원가를 기초로 책정된 전기요금 기본료를 건드리지 않고서는 최대 30조원대로 추정되는 한전의 천문학적인 적자를 막을 방법이 없는 만큼 원가주의에 기반한 합리적인 전력요금 부과체계 개편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에 기준요금과 전력량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기후환경요금 등을 더해 산출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인 기준연료비에서 직전 3개월 평균 연료비인 실적연료비간의 차이를 요금에 반영한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직전 분기 대비 kwh(킬로와트시)당 최대 ±3원, 연간으로는 최대 ±5원까지만 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기요금의 급격한 인상을 막는 장치로 설계했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으로 인해 최근과 같은 국제유가 단기급등기엔 한전이 부담해야 할 연료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한전이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이유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7일 3분기 적용 연료비 조정단가를 5.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분기한도(±3.0원)을 넘어 연간 한도까지 꽉 채운 금액이다. 한전의 적자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전기위원회를 열어 급하게 연료비연동제의 원칙을 훼손해 가며 내놓은 '땜질 처방'이다. 이로 인해 추가적인 전기요금 부과체계 개편이 없다면 올해 연료비 조정단가를 추가로 올릴 방법이 사라졌다.

당초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결정에 앞서 한전이 정부에 제출한 요금의 필요 인상분은 kWh당 33.6원이었다. 지금까지 발생한 적자와 추후 발생할 적자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라 단순히 국제 연료비 가격 상승에 따라 계산한 순수 연료비 조정단가다. 즉 인상된 조정단가 5.0원을 빼면 28.6원을 오롯이 한전이 부담해야 한다. 사실상 한전의 실적 악화를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상황을 이 지경으로 몰고온 건 사실 정부다. 한전은 연료비 연동제 도입 이후 수차례 정부에 요금인상을 요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비공개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총에 참석한 정승일 한전 사장은 "문재인정부 5년 동안 10번 (전기요금 인상을)요구했는데 단 한 번만 인상됐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2~3% 저물가 시대에 전기요금을 인상했다면 한전 적자 폭도 축소됐을 텐데, 문재인 정부가 무조건 물가를 낮추겠다는 목표 하에 전기요금 인상을 안 한 부분이 지금 와서는 굉장히 큰 한전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었다"며 정 사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따라서 이 기회에 정치적 판단에 좌우되는 현행 전기요금 부과 체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연료비 연동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임의로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할 수 있는 조항을 현행 전기요금약관에서 삭제하고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폭도 분기 기준 ±5원, 연간 기준 ±10원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전기요금 결정을 담당하는 전기위원회의 위상과 독립성을 강화해 정치적 판단이 끼어들 여지를 없애는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기요금의 '가격신호'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총괄원가제를 부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전기요금을 포함한 모든 공공요금에 대해 적정 원가에 적정 투자보수까지 포함한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결정하도록 명시하고 있고, 전기사업법 시행령과 기획재정부 훈령, 산업부 고시 등에도 전기요금 결정과정에서 총괄원가를 반영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총괄원가에 기반해 전기요금을 결정한 바 없어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다.

김이수 홍익대 교수는 "전력요금을 정부가 과도하게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전력시장에서의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서 "원료비 상승에 따른 전력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전기를 절약해야 한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고 특히 석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수입 급등으로 무역수지가 적자인 상황에서는 적절한 가격 시그널을 제공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전력요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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