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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냉수 한 잔 없는 '무더위쉼터'…땡볕에 내몰린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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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균 기자
  • 박수현 기자
  •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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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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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3시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안 정자 앞. 노인들이 33℃를 웃도는 더위를 그늘 속에서 피하고 있다./사진= 하수민 기자
1일 오후 3시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안 정자 앞. 노인들이 33℃를 웃도는 더위를 그늘 속에서 피하고 있다./사진= 하수민 기자
"무더위쉼터인데 정수기가 고장났어요. 필터 청소도 안 해 줘서 노인들이 수돗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1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경로당. 전날까지 한강 잠수교가 잠길 정도로 내리던 폭우가 그치고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거리를 달궜다. 더위를 피해 경로당을 찾은 A씨(70대)는 정수기가 고장나 시원한 물도 마시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기자의 손을 잡으며 "정수기 고쳐 달라고 말 좀 해달라"고 했다.

폭우가 그치자 무더위가 찾아왔다. 냉방 설비를 갖추지 못한 취약계층은 쪽방을 벗어나 서울시와 금융기관 등이 운영하는 무더위쉼터를 찾는다. 그러나 이날 서울 일대의 무더위쉼터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거나 아예 운영을 중단한 곳이 많았다. 일부 취약계층은 이날 무더위쉼터 대신 길거리의 그늘을 찾아 몸을 식힐 수 밖에 없었다.

무더위쉼터는 무더위로 사망하거나 온열질환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위해 마련된 장소를 말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가 운영 중인 실내 무더위쉼터(경로당, 복지관, 시중은행 등)는 4038개소다. 지난해 무더위가 시작되던 7월 16일 기준 1261개소와 비교하면 3.2배 늘었다.

그러나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 32℃를 오가는 불볕더위에 제대로 운영되는 쉼터는 보기 드물었다. 2019년까지 무더위쉼터를 운영하다가 중단했다는 금융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7~8월에 무더위쉼터를 운영하면서 생수와 다과를 비치해뒀지만 지금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찾아오시는 분들을 막지는 않지만 무더위쉼터 명단에 이름만 있을 뿐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그늘에서 더위를 피해 쉬고 있는 사람들/사진=하수민 기자
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그늘에서 더위를 피해 쉬고 있는 사람들/사진=하수민 기자
무더위쉼터를 안내하고 있는 서울안전누리사이트도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더위 쉼터의 위치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유행 전 취합한 목록이라 잘못된 정보가 수두룩했다. 서울 강동농협 고덕동지점은 서울안전누리사이트에 무더위쉼터로 표기돼 있지만 해당 지점은 확장 공사로 무더위쉼터는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결국 노인·쪽방촌 주민 등 사회 취약계층은 무더위쉼터 대신 길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에 사는 B씨(55)는 에어컨 없이 낡은 선풍기 1대가 있는 쪽방에 20년째 거주 중이다. B씨는 "더울 때면 이렇게 밖에 나와 바람을 쐬거나 샤워를 자주 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벌써부터 이렇게 더우면 올해 여름은 어떻게 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취약계층은 무더위쉼터 운영을 확대하고 시설을 개선해 여름을 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소연한다.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 C씨(53)는 "에어컨 대신 날개 부러진 선풍기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에겐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지옥 같다"라며 "쉴 수 있는 장소가 한 곳 늘 때마다 지쳐 쓰러지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기사가 나간 뒤 광진구청 측은 "경로당의 렌탈정수기 필터는 3개월 주기로 청소와 점검을 하고 있다"며 "고장난 것은 없는데 할머니가 정수기 청소의 미비한 점을 말하다가 '고장났다'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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