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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학자금 대출 '중형차 한대값'…취업해도 빚 갚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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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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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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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인플레에 엎힌 대학등록금 인상론(下)

[편집자주] 대학등록금 인상 문제가 인플레이션 압박과 맞물리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는 그간 강력한 규제로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막아왔다. 이로 인해 심각해진 재정난은 고스란히 대학들의 짐이 되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진 대학들의 호소에 정부도 등록금 인상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러자 이번엔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빠르면 다음달 윤곽을 드러낼 대학등록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 짚어봤다.


4년이면 '중형차 한대값'..월 소득 10% 저축해야 등록금 낸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29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제공=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29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제공=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올해 대학 평균 등록금은 676만3100원. 4년간 장학금 없이 모두 부담할 경우 약 2700만원으로 '중형차 한 대 값'에 육박한다.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대학생들은 벌써부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 취지 정책에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등록금은 그동안 큰 부담이 됐다. 지난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이 진행한 '2021 전국 대학생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학 입학 이후 가장 부담이 되는 지출 항목'으로 응답자의 38.4%는 등록금을 꼽았다.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생활 지원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등록금 부담 완화'라고 답했다.

자녀 1명을 대학에 보내려면 버는 돈의 10% 이상을 대학 등록금에 써야 한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2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국가장학금 지원 없이 연 평균 등록금 676만3100원(올해 194개 일반대학 및 교육대학 기준)을 내기 위해선 월 소득의 11.7%씩 꼬박꼬박 저축해야 하는 셈이다.

빚을 내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학자금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금 대출액은 6947억원에 달했다. 소득 1분위 저소득층 학생(1014억)도 8분위 고소득층 학생(905억)들도 모두 경제적 부담을 느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사자들은 대학 등록금 인상이 곧 '책임 전가'라고 지적한다. 고등교육재정 등 정부가 재정적 책임을 지는 대신 학생·학부모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또 대학 스스로 투명한 재정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정부의 감사 체계를 강화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히려 고등교육 공공성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정부 지원금을 늘리고 대학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21'에 따르면 한국 사립대 등록금은 OECD 국가 중 7번째로, 국공립대 등록금은 8번째로 많다. 반면 대학생 1인당 정부지출액은 한국이 6266달러로 OECD 평균 1만3389달러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전대넷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규제 완화 움직임에 반발했다. 배귀주 한국외국대학교(한국외대) 상경대 학생회장은 "오늘날 학령인구의 약 70%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으며, 대학을 가는 것은 더 이상 개인의 선택으로 보고 개인에게 교육비에 대한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며 "국가 차원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공적 지원을 늘리고 예산을 편성해 대학교의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려대 234억·이대 138억 '적자'…대학들 등록금 족쇄에 경쟁력 '추락'



4년 학자금 대출 '중형차 한대값'…취업해도 빚 갚기 '급급'
지난 10여년 동안 '대학 등록금' 빼고 모든 것이 다 올랐다. 대학은 재정난으로 혁신을 도모하기는커녕 재정절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등록금 규제 완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이 초래한 재정 위기 때문에 대학 경쟁력이 저하됐다고 주장한다. 특히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이 오르지 않으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고등교육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2011년 39위에서 2021년 47위로 하락했다.

문제는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들도 적자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234억원의 당기운영차액을 기록했다. 당기운영차액은 학교가 벌어들인 총수입 개념의 운영수익에서 비용을 뺀 금액이다. 손실이 발생했다면 등록금 수익 등으로 지출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뜻이다.이화여대(-138억), 경희대(-80억), 서강대(-40억) 등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신입생을 찾지 못하는 대학이 늘면서 재정 위기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24학년도 입학 인원은 37만3000명으로 대학이 현재 입학 정원을 유지할 경우 약 10만명의 미충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으로 인한 대학 수입이 급감하면서 지방대 소멸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대학 교직원 불만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이 학자금 지원에 집중되면서 대부분 대학에서 인건비가 수년간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방의 A대학은 신입생 충원율 평가를 반영해 교수의 성과급 연봉제를 실시하기까지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주문한 '반도체 인재 육성' 등 혁신을 위한 투자는 험난할 수밖에 없다. 서울 사립대의 한 관계자는 "운영 비용의 상당 부분이 고정성 경비인 인건비로 쓰인다"며 "우수 교원 확보, 연구개발, 학교운영비 등 학생을 위한 투자가 쉽게 이뤄질 리 없다"고 지적했다.

등록금 규제 완화와 함께 정부의 재정지원 필요성도 제기된다. 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열악한 대학재정으로 대학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교육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이라며 "등록금 인상과 함께 대학경쟁력 제고를 위한 재정 지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필요가 있으며 최소한 경제협력개발(OECD) 대학생 1인당 평균 수준으로 투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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