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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볼트가 날아다니는 일은 없어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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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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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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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서울광장과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7.2전국노동자대회' 사전집회에서 임금·노동시간 후퇴 저지, 비정규직 철폐, 물가 안정 대책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2.7.2/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서울광장과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7.2전국노동자대회' 사전집회에서 임금·노동시간 후퇴 저지, 비정규직 철폐, 물가 안정 대책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2.7.2/뉴스1
군대 축구에서 매일같이 헛발질하던 사병이 얼떨결에 결승골을 넣으면 그 기억이 강렬한 법이다. 매일같이 타박 듣고 공부해야 했던 주니어 시절 처음으로 데스크에게 '이제야 기자같다'는 소릴 들었던 글이 있었다. 2009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 리터당 100km를 달리는 '연비혁신' 소식이 전해진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와 함께 쌍용자동차 파업 과정에서 새총의 탄환으로 쓰인 '볼트'(너트와 한묶음인)와 연관 지어 썼다. 3개의 볼트가 모두 뉴스가 됐지만 한국의 쌍용차만 부정적인 소재로 활용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웠던 기록 100m 9초58과 200m 19초19은 아직도 깨지지 않는 불멸의 역사가 됐다. GM의 쉐보레 볼트는 국내외 언론에 연비표기방식을 기만했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입지를 다졌다. 반면 볼트가 날아다닌 쌍용차 사태는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쌍용차 노조원들은 법원으로부터 십수억원의 피해액을 지급하란 명령을 받아야 했고, 30명이 넘는 노조원과 가족들은 이 사태로 세상을 등졌다.

한국의 대표 SUV 완성차 회사는 갈수록 가치가 낮아져 치욕의 세월을 겪었다. 상하이자동차 손을 떠나 법정관리를 받던 쌍용차는 이후 인도 마힌드라그룹 손에 들어갔다가 지금은 또 다시 법정관리 중이다. 에디슨모터스를 거쳐 KG그룹으로 인수 주체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극단으로 치달은 노동쟁의는 모두에게 비극이 됐다.

수용이 아니면 전면전으로 가던 노동쟁의는 코로나19(COVID-19)를 겪으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고 있지만 노동계에 우세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일례로 지난주 건설산업을 뒤흔들었던 레미콘 믹스트럭 파업은 극적 타결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시선이 차갑다. 2년간 24.5% 인상이라는 운송료 협상을 샐러리맨이나 자영업자가 수긍하기란 쉽지 않다. 레미콘 운송노동자의 운반비 현실화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떼법이 통했다', '면허를 개방하라'며 비난하는 반응이 많다. 결국은 레미콘 가격 추가인상으로 이어져 건설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소폭 인상을 제안했던 레미콘 제조업계는 '셧다운(일시적 운영중단)이라는 급한불부터 끄자'는 선택을 했다고 했다. 당장 공장을 가동시킬 수 있게 됐지만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처지다. 공장문을 닫으면 노동자도 일거리가 사라진다. 기업이나 노조나 언발에 오줌 눈 꼴이다.

앞서 산업 전체를 흔든 화물노조 파업의 사례만 봐도 여파가 상당하다. 성장세였던 수출이 주춤하면서 무역수지 적자폭이 늘어나고 철강·석유화학·시멘트·완성차업계 등에선 조단위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산한다. 유류비 인상이 촉발된 후 파업을 통해 임금인상으로 이어지면서 1년간 물가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은 10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고 앞으로가 더 문제다. 노동계가 여름투쟁인 '하투(夏鬪)'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서다. 지난 2일 민주노총이 노동권 확대를 요구하며 노조원 6만명을 집결시켰고 이달 중순엔 금속노조의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앞서 현대차노조는 쟁의 찬반투표에서 70% 넘는 찬성투표가 쏟아졌다. 노동계는 노동시간 유연화,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등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반발하면서도 아직까지 '볼트'를 꺼내 들지는 않았다. 복합불황을 걱정해야 하는 때인 만큼 눈 앞의 투쟁성과를 쟁취보기보다 10년 뒤를 바라보고 노사간 현명한 합의를 이뤄내기를 바래본다. 극단으로 가면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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