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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를 그렇게 빌린다고?"...정부는 왜 FRN을 못 찍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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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안재용 기자
  •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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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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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전거래일 보다 1.1원 내린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1원 내린 1,297.3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2.7.1/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전거래일 보다 1.1원 내린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1원 내린 1,297.3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2.7.1/뉴스1
정부가 사모 외화표시 변동금리부채권(FRN)의 발행을 막는 것은 대외채무가 단기간에 확대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긴축에 나서는 상황에서 원화로 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채를 늘리는 것 자체가 우리 경제의 건전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선 사모 외화 FRN 발행이 외환시장을 교란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4일 자본시장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월 이후부터 3000만달러(약 389억원) 이상의 사모 외화 FRN 신고서를 접수하지 않고 있다.

사모 외화FRN이란 상대적으로 '소수의 투자자'들이 자금을 공급하는, 금리가 고정되지 않은 '외화(주로 미 달러화) 표시' 채권을 말한다. 국공채가 통상 고정된 이자율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는 것과 달리 시장금리에 따라 지급 이자율이 변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모 외화FRN 시장은 약 2조원 규모로 중견 기업이나 캐피탈사 등 여전사가 주로 이용하고 있다. 사모 외화FRN을 이용하면 국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대략 1%포인트대 이자를 절감할 수 있다.

금융·외환당국이 사모 외화FRN 발행에 제동을 건 것은 금융시장 건전성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국내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을 해외에서 공급받아 한국 전체의 외채 규모를 늘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대외채무는 6541억달러(약 849조원)로 지난해말보다 217억달러 증가했다. 직전 최고치였던 6324억달러(지난해 4분기말 기준)를 넘어선 수치다.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6.7%로 전기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민간 경제주체가 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우리 경제 전체의 외채로 잡힌다"며 "경제활동 규모가 커지면 외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발행 목적이 원화를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면 굳이 외화로 빌릴 필요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과도한 사모 외화FRN 발행으로 구축효과가 발행해 외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국내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나고, 쏠림현상이 발생해 외환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점도 위험요인이다.

미 연준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연방기금 목표금리(정책금리)를 1.5~1.7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미 정책금리는 올해 말 3.5% 내외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금리산정 방식에 따라 다르긴 하나 FRN 발행이 늘어나지 않더라도 이자부담이 6개월 후 2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외환당국은 여전사들의 사모 외화FRN 발행 확대가 한국이 발행하는 채권 전체에 대한 수요를 잠식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 기업·금융기관이 발행한 외화 표시 채권 수요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구축효과가 발생하면 외화표시 채권 발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채권발행이 가능하더라도 조달 이자율이 높아지는 등 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 채권 발행 실패가 누적되는 경우에는 한국 금융기관·기업 전체에 대한 신인도를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다.

사모 외화 FRN 발행에 나서는 기관들이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을 피하기 위해 IRS(이자율 스와프) 시장 등에서 헤지(Hedge)를 한다는 점도 시장교란 요인이다. 달러로 자금을 조달한 금융기관들은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현물환을 매도하고 선물환을 사는 계약을 맺는다. 단순화하자면 만기가 1년인 채권을 발행한 경우 현 시점에서 1달러를 1300원과 바꾸는 계약(현물환 매도)을 맺는 동시에 1년 후 1300원을 주고 1달러를 사는(선물환 매수) 계약을 체결하는 식이다. 이 경우 발행기관은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없앨 수 있다.

문제는 선물환 가격이 고정된 값이 아니라는 점이다. 선물환 수요가 늘어나면 1년 후 1달러당 원화의 교환비율이 오를 수 있다. 선물환 가격은 통상 환율에 대한 전망치의 역할을 하는데 외화 FRN 발행 확대로 선물환 가격이 오르면 현물 환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선물가격 변동이 현물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변동금리부채권은 스와프시장, 채권시장, 자금시장과 모두 연결돼 있어 (발행 확대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 시장교란이 커질 수 있다"며 "(환율 상승 또는 하락) 양방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어 정부가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쏠림현상이 나타나면 초단기 매매를 하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키울 유인도 생겨 건전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며 "만약 (쏠림현상으로) 달러 롱플레이(매수세)가 들어오면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300원 이상으로 오버슈팅할 수 있어 불확실성 자체를 줄이자는 게 (정부의) 의도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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