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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사고는 SRT가 내고 KTX가 뒤처리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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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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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1일 부산에서 수서역으로 향하던 SRT 열차가 대전조창역 인근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관계자들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2022.7.1/뉴스1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1일 부산에서 수서역으로 향하던 SRT 열차가 대전조창역 인근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관계자들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2022.7.1/뉴스1
# 1일 15시경 부산역에서 수서역으로 가던 SRT 열차가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탈선했다. 사고가 터지자 '코레일'은 복구 완료 때까지 4차례 보도자료를 내고 대국민 사과했다. SRT는 에스알(SR)이 운영하는 고속열차다. KTX를 운영하는 코레일과는 경쟁관계다. 사고는 SRT에서 발생했는데 왜 경쟁회사인 코레일이 사과했을까.

궁금증은 또 있다. 철로를 건설하는 회사는 국가철도공단이다. 철로 이상으로 탈선사고가 발생했다면 국가철도공단 책임일 수 있는데 왜 코레일이 나섰을까. 고속도로에 문제가 생겨 사고가 발생했는데 고속버스 회사만 사과한 격이다.

SRT 탈선 사고를 전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들에도 비슷한 내용들이 많았다. "사고는 SR이 내고, 수습과 뒤처리는 코레일이 하고..이게 뭐하는 짓이냐", "레일이랑 역을 왜 코레일에서 관리함? 그건 국가철도공단이 맡아서 해야하는거 아니냐?" 등이었다.

# 이 궁금증은 철도산업의 '해묵은 논란' 2가지를 알아야 풀린다. '상하분리'와 '철도 운영 경쟁 체제'다.

'상하분리'는 철로건설과 열차영업의 분리다. 열차(위, 상)와 철로(아래, 하)를 분리한다는 뜻에서 상하분리라고 부른다. 현재 철로건설은 2004년 1월 출범한 국가철도공단이, 열차운영은 코레일과 SR이 담당하고 있다. 상하분리 이전엔 '철도청'이 혼자서 다했다.

'철도 운영 경쟁 체제'는 복수의 열차 운영사가 서로 경쟁하는 것이다. 2013년말 '수서고속철도'(현 SR)에 수서~부산·목포 노선 면허를 발급하면서 SRT와 KTX의 경쟁이 시작됐다.

상하분리된지 18년, 경쟁체제가 도입된지 9년이 지난 2022년에도 'SRT가 사고 내고 KTX가 뒷수습'하는 이유는 여전히 철로의 유지보수와 관제 업무를 코레일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상하분리 당시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막혀 '유지보수 업무'는 코레일에 위탁하도록 법령에 명시한 탓이다. 이후 철로 건설은 국가철도공단이, 유지보수는 코레일이, 다시 철로의 개량은 국가철도공단이 하는 어정쩡한 분리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철도 경쟁체제 도입도 어정쩡하기는 마찬가지다. KTX와 경쟁하라고 SR을 설립했지만 SR의 대주주는 코레일이다. 지금까지 4명의 SR 사장이 임명됐지만 절반은 코레일 출신이었고 상임이사 3명은 모두 코레일에서 왔다. SR은 SRT의 열차정비와 발권시스템을 경쟁사인 코레일에 위탁하고 있다.

# 국가철도공단은 철도 안전을 위해 철로건설과 유지보수, 개량은 한 기관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SR은 경쟁체제는 소비자를 위해서 필요하다며 완벽한 독립을 요구한다. 코레일은 지금의 체제로 철도의 공공성이 약화됐다며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한다.

일견 세 기관의 밥그릇 싸움처럼 보이지만 기관 이기주의의 프레임이 아니라 철도산업이 이대로 괜찮은지를 봐야 한다. 철도구조개혁을 이야기하면 노조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민영화 수순'이라며 반대하지만 본질을 가리는 주장이다. 철도개혁을 시작한 것은 진보정권이라는 노무현 정부였다.

어정쩡한 철도개혁이 방치된 이유는 불편하고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5년 내내 변죽만 울리다 다음 정부로 넘겨 버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철도구조개혁은 건드려 봐야 논란만 키운다. 특별한 계기가 있기 전에는 쉽게 손대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어정쩡한 상하분리에 대한 지적이 나오지만 그때 뿐이다. 일부 의원이 코레일에서 유지보수 업무를 떼어내는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안 제출은 감감무소식이다.

2010년 이후 열차 탈선 사고는 44건이 발생했다. 2016년 7건을 제외하면 연간 3~4건이 발생한다. 올해는 벌써 고속열차 탈선만 2번이다. 사고 때마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역시 그때 뿐이었다. 수많은 사고에도 아직 한국 철도 산업의 구조개혁은 미완으로 남아 있다.

김진형 건설부동산부 부장 /사진=인트라넷
김진형 건설부동산부 부장 /사진=인트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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