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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닥을 기는 개미이고 신이 공중을 나는 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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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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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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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 차원에 관한 여섯 가지 단상

내가 바닥을 기는 개미이고 신이 공중을 나는 새라면?
1.

바닥을 기는 개미가 마당에서 새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개미와 새는 2차원의 평면에서 만났지요. 그런데 새가 휘익 3차원의 하늘로 날아갔습니다. 땅밖에 모르는 개미가 보기에 새는 어디론가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눈앞에서 귀신같이 종적을 감췄습니다. 그러나 새의 눈에는 개미가 저 아래 바닥에 있을 뿐이지요.

여기서 내가 개미이고, 신이 새라고 해도 하나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지구라는 3차원의 공간에 사는 나에게 더 높은 차원의 존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니까요. 하지만 신의 눈에는 내가 저 아래 바닥에 있을 뿐이겠지요.

2.

밧줄은 멀리서 보면 1차원의 선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2차원의 평면이고, 제대로 보면 3차원의 입체지요.

아주 작은 개미가 밧줄을 기어 다니면 밧줄은 그의 우주입니다. 이 우주는 그에게 2차원의 평면으로 경험되겠지요. 아주 예외적으로 아인슈타인급의 천재 개미라면 밧줄이 혹시 3차원의 둥근 입체가 아닐까 생각할 겁니다.

지구 위에 붙어사는 우리의 처지가 어쩌면 저 개미와 같지 않을까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지구는 2차원의 평면입니다. 아주 특별히 똑똑한 천재 몇몇이 지구는 3차원의 구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더 특출나게 똑똑한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이 하나로 엮인 4차원이란 걸 간파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인슈타인도 5차원에서 보면 여전히 개미의 지성이 아닐까요?

3.

줄타기를 하는 사람은 가느다란 밧줄 위에 있습니다. 그는 밧줄이 놓인 방향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거나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지요. 그는 밧줄의 선을 따라 1차원으로 삽니다.

이 밧줄 위에 개미가 있다면 어떨까요? 개미는 밧줄 위를 기어 다닐 수도 있고 밧줄 둘레를 빙빙 돌 수도 있습니다. 개미에게 밧줄은 2차원입니다. 선이 아니라 면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줄타기를 하는 사람에게 개미가 신이겠군요. 개미는 밧줄 위에 갑자기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지곤 할 테니까요.

4.

부피가 없는 점은 0차원
점과 점을 이은 선은 1차원
선과 선을 겹친 면은 2차원
면과 면을 포갠 입체는 3차원

나는 3차원의 공간에 삽니다. 여기에 시간을 더하면 4차원의 시공간이지요. 그렇다면 시공간과 시공간을 포개면 5차원이 되겠군요. 모든 시공간을 품는 5차원 그곳은 어딘가요? 신의 나라라고 불리는 거기는 어떤 세상인가요?

5.

점들은 세상에 점만 있는 줄 압니다. 점의 나라(Point Land)가 전부인 줄 압니다. 다만 똑똑한 점은 점을 이은 선을 추론합니다.

선들은 세상에 선만 있는 줄 압니다. 선의 나라(Line Land)가 전부인 줄 압니다. 다만 똑똑한 선은 선을 겹친 면을 추론합니다.

면들은 세상에 납작한 면만 있는 줄 압니다. 면의 나라(Flat Land)가 전부인 줄 압니다. 다만 똑똑한 면은 면을 포갠 입체를 추론합니다.

입체들은 세상에 입체만 있는 줄 압니다. 입체의 나라(Space Land)가 전부인 줄 압니다. 다만 똑똑한 입체는 입체 너머를 추론합니다.

시공간이 전부인 줄 아는 우리는 얼마나 그 너머를 추론하고 있나요?

6.

선은 점을 품고, 면은 선을 품고, 입체는 면을 품습니다. 선에서는 점들이, 면에서는 선들이, 입체에서는 면들이 불 보듯 빤합니다. 5차원에서는 4차원의 시공간들이 한눈에 훤히 들어오겠지요. 마치 전지전능한 신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그런 차원에서 티끌만 한 내 집, 내 땅, 내 생각에 매달려 사는 나의 시야는 얼마나 좁은가요? 부디 그것을 알고 함부로 안다고 큰소리치지 않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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