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1위 프랑스…재유행 나라들, 유럽에 몰린 이유는?

/AFPBBNews=뉴스1

한동안 잠잠하던 코로나19(COVID-19)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재확산세를 이끌고 있는데, 특히 여행객들이 몰리는 유럽에서 감염 확대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각국은 방역 조처를 강화하는 대신 일단 마스크 착용 권고 등으로 일상생활 속 개인 방역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변이 유행+여름 휴가철'…WHO "유럽, 코로나 재확산 온상"6일(현지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1월 384만명대에서 5월 36만명대로 떨어지며 엔데믹(풍토병화)에 접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늘어나며 지난 5일에는 100만명 가까이로(96만명) 증가했다.


재유행을 주도하는 건 유럽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보건부는 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만655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1위다. 지난달 5일(2만542명)보다 무려 10배 급증했다. 이탈리아와 독일은 각각 13만4505명, 13만72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프랑스의 뒤를 이었다.

유럽의 재유행 요인으로는 전파력 강한 BA.4, BA.5 등 오미크론 하위 변이 확산과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가 지목된다. 마이클 라이언 WHO 보건 긴급 프로그램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대규모 행사가 벌어지고, 해외 여행객들이 섞이면서 유럽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1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여행객들이 그리스 아테네 관광지를 걷고 있다./AFPBBNews=뉴스1

인구 1000만명의 그리스는 같은 날 2만5875명으로 한 달 사이 7배가량 늘었는데, 그리스 보건부는 감염자가 18~24세 젊은 층에 많고 인기 관광지에 확진 사례가 집중돼있다고 밝혔다. 수도 아테네를 포함해 미코노스·코르푸·케팔로니아·크레타 섬 등에서 최근 몇 주간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하다.

가디언에 따르면 한달 새 신규 확진자가 60% 이상 늘어난 스페인에서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이비자·마요르카·메노르카 섬 등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오랫동안 하기 어려웠던 파티에 대한 참여 욕구가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확산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당장 방역 조처를 강화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팬데믹 기간이 길어지면서 국민적 피로감이 높아진 만큼 우선은 일상 방역에 더욱 힘써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여름휴가 기간 국민들이 집에 머물 것을 희망한다"고 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폐쇄된 곳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며 개인 방역 의무를 다하고 집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코로나19 검사센터 모습./사진=뉴스1

유럽만 위험한 게 아니다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은 유럽 밖에서도 감지된다. 6일 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신규 감염자 수는 지난 2주 사이 30%가량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BA.5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BA.5는 신규 환자의 약 54%를 차지한다. BA.4를 포함하면 약 70% 수준이다. 지난 3월 2만명대까지 줄었던 주간 일평균 신규확진자는 10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이웃 나라 일본과 중국의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일본 내 신규 확진자는 4만5821명으로 2주 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제로(0) 코로나'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에서는 한 곳을 틀어막으면 또 다른 곳에서 집단 감염이 터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엔 동부 안후이성이 새로운 진원지가 됐고, 장기 봉쇄를 경험한 상하이에서도 전날 5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한국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1주 새 확진자가 두 배 안팎으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8511명으로 전주 대비 9000명 가까이 증가했다. 해외유입 사례는 14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