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특단의 반도체 인재 양성' 주문에…국책연구소도 사관학교로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포토마스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06.07.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특단의 노력'을 주문함에 따라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실전 교육의 장을 지원키로 했다. 출연연 인프라를 통해 반도체 전공 학생들이 스스로 설계한 칩을 제작·검증하도록 돕고 우리나라가 취약한 반도체 설계 등 비메모리 분야 인재 육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전 본원에서 연구진과 이 같은 '반도체 설계 분야 인재 양성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반도체 전공자 약 400명에게 매년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검증하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7일 국무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반도체 특강'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 장관 특강 이후 국무위원들에게 "교육부뿐만 아니고 전 부처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반도체 설계 인력'에게 실전형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이 스스로 칩을 설계하고 이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인프라에서 제작-검증하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5000억 달러(약 624조) 규모에 달한다. 한국은 세계시장 점유율 18.4%(920억 달러)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등은 메모리 분야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반도체 설계 등 비메모리 분야에선 열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에서 반도체 설계 인력을 육성할 땐 이론 강의 위주로 교육이 이뤄졌다. 실제 칩으로 제작했을 때 의도대로 설계됐는지 확인할 기회가 부족했단 얘기다. 기업들이 인력을 뽑아 재교육하고 육성시켜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 이유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반도체 설계 인력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 수준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설계한 칩을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제작·검증하도록 도와 반도체 설계 분야 최정예 요원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6인치 웨이퍼(Wafer) 기반 0.5㎛ CMOS(상보형 금속산화막 반도체) 공정 관련 장비 등을 보유하고 있는 ETRI 등 공공 분야 인프라를 활용해 매년 약 400명의 반도체 전공자에게 교육용 칩과 다중 프로젝트 웨이퍼 제작을 지원하고, 출연연도 유휴 장비와 노후 장비를 고도화해 학생들에게 실전 교육을 제공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도 반도체 장비를 보유한 기관과 인재 육성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종호 장관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핵심은 고급 인재의 확보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영향력을 강화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기업이 원하는 반도체 설계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장관은 취임 직후 첫 간담회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포함한 4대 과학기술원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 산업계 관계자를 불러 반도체 설계 인력 양성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이해 및 전략적 가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06.07. *재판매 및 DB 금지